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론자인 미 공화당 마이크 존슨 의원이 25일(현지시간) 미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더힐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존슨 의장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당시만 해도 우크라이나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대러 제재에 찬성했지만, 점차 입장이 바뀌었다.
존슨 의장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당시 트위터에 “우리는 러시아의 경제적 이익을 약화하는 제재를 가해야 한다. 이 곳과 유럽 동맹국들에게 더 큰 안정과 안보를 제공하기 위해 강력한 미국의 에너지 생산으로 돌아가야 한다. 러시아를 세계 무역 및 국제 기구에서 배제해야 한다. 비록 조치를 취하기 위한 최적의 시기는 지났지만 우리는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연대를 표명했다.
이어 그해 4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절차를 완화하는 ‘우크라이나 민주주의 방위 무기 대여법(The Ukraine Democracy Defense Lend-Lease Act)’도 지지했다. 이 법안은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됐다.
그러나 존슨 의장은 이후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2022년과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대한 별개의 지원 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4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안에 반대표를 던진 57명(모두 공화당) 중 한 명이다.
I am honored to have been elected the 56th Speaker of the House. It is time to come together to deliver for the American people! pic.twitter.com/gQSSIfXgeR
— Rep. Mike Johnson (@RepMikeJohnson) October 25, 2023
그는 당시 “(미국) 국경은 혼란에 빠지고, 미국 엄마들은 분유를 구하려 고군부투하고 있으며, 가스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찍고, 미국 가정은 돈이 어디로 새는 지도 모른 채 생계를 꾸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400억 달러를 해외로 보내서는 안 된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월엔 미국이 이미 지원한 600억 달러 이상 자금에 대해서도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의제와 관련한 당시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가 끝난 뒤 “미국 납세자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 막대한 (미) 납세자들의 자원 사용에 대해 완전히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알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외신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인 군사·경제적 지원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두고 미 공화당이 분열된 가운데, 계획들이 의회에서 건건이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존슨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계파로 분류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우 전쟁과 관련해 “내가 대통령이라면 하루 만에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절대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내주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러·우 협상은 초기에 가능했었다. 그러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현재 점령한 영토보다 훨씬 더 적은 것으로 거래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에도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 지원과 관련한 긴급 예산을 요청했다. 이들의 승리가 미국 안보에 중요하다는 명분이다.
요청한 예산은 우크라이나 지원 600억 달러, 이스라엘 지원 140억 달러, 긴급 인도적 지원 100억 달러, 인도·태평양 예산 70억 달러 등 1000억 달러 규모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존슨 의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해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
미 하원은 존슨 의장 선출 후 첫 결의안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