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최근 잇단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작심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 체제가 공고한 상황에서 당내 입지가 좁은 이 전 대표는 여론전을 통해 세 결집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5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탈당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자신을 향한 강성 지지층의 출당 청원에 대해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몰아내주길 바라냐’는 진행자 질문엔 “바라기야 하겠나”라면서도 “당원들이 그렇게 하고 당이 결정한다면 따라야죠”라고 말했다. 민주당 홈페이지에 지난 3일 게시된 ‘이 전 대표 출당 요구’ 청원엔 이날 오전 현재 1만5000명여 명이 동의했다.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신당 창당설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당이 충분히 매력 있고 또 국민이 보기에 신뢰할 만한 상태가 된다면 그런 얘기들이 잠재워질 수 있겠죠”라며 “그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내년 총선 정국 당내 역할론에 대해서도 “글쎄요”라며 “별로 생각을 안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제 개인의 무슨 공간을 찾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 위기에 대한민국이 빠지지 않도록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그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다른 인터뷰에서도 ‘당장 일주일에 며칠씩 법원에 가는데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은 당연히 함직하다”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정면으로 직격했고, “내부에서 위기의식을 갖고 달라지길 기다렸는데 달리지지 않고 있지 않나. 기다림이 바닥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가 최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나 당내 상황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이 같은 압박전의 연장 선상으로 읽힌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총리와 정세균 전 총리도 당내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취지로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실상 이 대표를 겨냥해 문재인 정부 출신 국무총리 간 ‘반(反)이재명’ 연대 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 안팎에선 이 전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전으로 세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비명계 인사는 뉴시스와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표 행보를 두고 독자 공간을 확보하려는 압박전”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진짜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며 “이재명 체제가 공고한 상황에서 이 전 대표는 운신할 룸(공간)이 없으니 메시지 수위를 올려가며 존재감을 각인시키려고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봤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이 전 대표가) 계속 얘기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하고 소통하자, 그런 것이기 때문”이라며 “혹시라도 비명계 공천 학살이 있을까 염려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