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전세계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차지했다. 그간 꾸준히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삼성전자는 2위로 내려앉았다.
16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23년 스마트폰 출하량 2억3460만대를 기록했다. 점유율을 살펴보면 20.1%로 전세계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전년도 점유율 18.8%(2억2630만대)보다 3.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2% 감소한 11억7000만대로 집계됐다. 경제 침체 등의 영향으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2023년 하반기부터 다시금 성장세로 돌아서면서 올해에는 시장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를 놓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 2억2660만대를 기록하며 점유율 19.4%를 차지했다. 전년도 출하량 2억6220만대보다 눈에 띄게 줄었고, 점유율도 21.7%에서 2.3%포인트 감소했다.
애플, 삼성전자의 뒤를 이은 3~5위는 모두 샤오미, 오포, 트랜지션 등 중국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IDC는 애플이 처음으로 출하량 1위를 차지한 이유를 두고 현재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프리미엄폰 부문의 우위를 꼽았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의 흥행으로 출하량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는 ASP(평균판매단가)가 높은 프리미엄폰 시장에 집중하다가 당초 출하량 1위 자리의 기반이었던 중저가 모델의 점유율을 놓친 것이 패착인 것으로 풀이된다. 프리미엄폰은 여전히 아이폰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저가폰 시장을 두고 중국업체 등의 도전이 거셌기 때문이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순위 변동을 두고 IDC는 “지난해 하반기 보급형 안드로이드 제품들도 성장세를 보였으나, 가장 큰 승자는 분명 애플이다. 연간 긍정적인 성장을 보인 유일한 탑3 업체”라며 “애플이 삼성전자의 순위 하락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안드로이드 생태계 자체도 다양해지고 있다. 향후에는 스마트폰에 접목될 AI 기능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로서는 프리미엄폰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상반기 출시될 자사 최초의 AI 스마트폰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신작 갤럭시 S24 시리즈는 1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한국 시간 18일 오전 3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새너제이)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2024’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