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 대세론을 굳힌 가운데, 일부 언론이 그의 승리 연설 중계를 끊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CNN 앵커인 제이크 태퍼는 전날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연설을 중계하던 중 개입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퍼가 발언하기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 국가는 수백수천만 명의 사람이 우리 국가로 몰려드는 침공을 겪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미국 사회의 골칫거리 중 하나인 이민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태퍼는 “내가 말하는 동안 시청자들은 그(트럼프)가 반(反)이민적 발언을 반복하는 것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남부 국경 장벽 건설 등 반이민 정책을 내세웠었다.
MSNBC도 비슷한 행보를 취했다. MSNBC는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 중계 도중 간판 앵커인 레이철 매도로 화면을 전환했고, 매도는 “아이오와 코커스의 유력 승자가 방금 승리 연설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매도는 이어 “우리와 다른 뉴스 매체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여과 없는 생중계를 중단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라며 “이는 악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즐길 만한 결정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승리 연설에서 자신 정치 슬로건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며 지지자 규합에 나섰다.
아울러 “(내가 재임하던 시절에) 우리는 역사상 가장 안전한 국경을 보유했었다”라고도 했다. 그는 2024년 대선 유세 기간 이민자들이 미국의 피를 더럽히고 있다는 말로 이미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다만 CNN과 MSNBC의 이런 조치를 두고는 비판 목소리도 없지 않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한 시청자는 이날 “단지 불법 이민 문제를 다룬다고 MSNBC와 CNN이 연설을 끊은 것은 끔찍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