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첫 경선에서 대세론을 입증한 가운데, 그가 재임할 경우 북핵을 용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16일 ‘2024년 인도·태평양 전망’ 온라인 세미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북핵 용인 가능성을 제기한 최근 폴리티코 보도를 거론한 뒤 “나는 이것이 믿기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트럼프는 대북 접근법 점검을 고려한다’라는 기사를 통해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핵을 용인할 가능성을 보도한 바 있다. 중국과의 경쟁에 집중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차 석좌는 해당 기사의 내용을 “기본적으로 미국 방향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지 않는 한 트럼프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용인하고, 핵보유국으로서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제재를 완화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이어 “이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비용을 들이는 것”이라며 그가 한미일 연합훈련을 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좋아하지 않으리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실제 주요 한미 연합훈련을 ‘워게임’이라고 부르며 비용이 많이 든다는 불만을 표출해 왔다.
그는 아울러 “트럼프의 외교 정책은 대체로 돈에 좌우된다”라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집권할 경우 민주주의 가치 수호나 동맹 중심의 정책은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맹을 철저히 손익에 기반해 평가했다.
차 석좌는 그러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개념은 안보 측면에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자국 안보 관점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중국이 자신 안보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브로맨스’ 재개 전망도 내놨다. 차 석좌는 “그(트럼프)는 여전히 (김 위원장과의) 소위 형제애 또는 러브레터를 부활시키려 하는 것 같다”라며 북한의 도발을 거론, “그는 그렇게(브로맨스 재개) 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