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를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며 선거 운동을 시작하면서 그에 대한 민주당내 지지가 급상승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이 21일 오후 1시 46분 X(옛 트위터)에 후보 사퇴를 밝힌 이후 이날 하루에만 민주당의 기부금 모금이 5천만 달러(약 690억 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신속하게 바이든의 대체 주자로 받아들인 것은 그동안의 혼란을 끝내고 공화당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선거 분위기를 바꾸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해리스는 의회와 주의회 민주당 지도자들에게 연락하여 지지를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 캠프의 슬로건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로 바꾸었다.
민주당은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선거 캠프 위원회의 이름 변경도 신청해 6월 말 기준 9600만 달러의 선거 자금도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리스는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의제를 물리치기 위해 민주당과 우리 나라를 통합하기 위해 제 힘을 다하겠다”며 “선거일까지 107일이 남았다. 함께 싸워 이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리스의 러닝 메이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흑인과 아시아계인 해리스가 ‘인구학적 균형’을 위해서 백인 남성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노스캐롤라이나의 로이 쿠퍼, 켄터키의 앤디 베샤, 펜실베이니아의 조쉬 샤피로, 미네소타의 팀 월즈 등의 주지사와 애리조나의 마크 켈리 상원의원이 기부자 등에 의해 자주 언급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공개 경쟁’을 선호하는 듯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우리는 앞으로 미지의 바다를 항해할 것”이라며 “나는 우리 당의 지도자들이 뛰어난 후보가 등장하는 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경쟁적인 후보 선발 절차가 해리스에게 이롭다고 주장도 나온다. 그의 정치적 기술에 대한 의심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리스를 재빨리 후보로 받아들이려고 하면서 다른 도전자가 등장할 것이라는 생각에 차가운 물을 끼얹은 셈이 됐지만 그럼에도 많은 민주당원들은 해리스가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은 것에 대해 뚜렷한 열의와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랜들 L. 우드핀 시장은 “민주당은 단결해서 이길지, 서로 싸워서 질지 선택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해리스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제 더 많은 젊은 유권자, 열정, 에너지, 흥분을 끌어들이는 젊은 후보를 가질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는 당내에서 대선 후보 지명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을 나타냈다. 몬태나주 존 테스터 상원의원을 포함한 몇 몇 민주당원들은 경쟁을 통한 지명 절차를 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주요 경쟁주에서 트럼프에 근소하게 뒤졌지만 흑인, 젊은 층, 여성 등의 유권자 사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한편 NYT는 트럼프가 과거 사업가로서 해리스를 지지한 적이 있다는 것도 소개했다. 2011년과 2013년 해리스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선거에 출마했을 때 6천 달러 상당의 기부금을 두 번이나 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