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에 일관되게 대응하지 못하고 허둥지둥하면서 대선에서는 물론 상하원 의회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각) 사설에서 지적했다.
90일 남은 선거 기간 동안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입장이 공화당에서 제기된다.
경제와 국경 문제로 공화당이 승리할 발판은 마련돼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동안 실질임금이 줄었고 국경 지대의 혼란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 정부가 진보적 문화 정책을 억지로 추진하면서 반감이 커졌고 유럽과 중동에서는 전쟁이 터졌으며 서태평양에서는 중국의 위협이 커졌다.
이 모든 상황들이 유권자들이 변화를 바라는 요인이다.
그러나 대선 일까지 3개월 남기고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이 트럼프의 바이든에 대한 우세를 지워버렸다. 해리스에게 바이든의 쇠약한 이미지는 전혀 없다. 11월까지 까다로운 질문을 받게 될 인터뷰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59살인 해리스는 10년 이상 대선 무대에 머물러온 78살의 트럼프에 비해 젊음이 두드러진다. 해리스는 미래를 강조하면서 자신이 “변화” 요구를 감당할 수 있음을 입증하려 한다. 공화당이 해리스를 바이든 실적과 샌프란시스코 시절 진보정치에 묶어두려 한다면 그를 막을 수 없다.
트럼프 선거 캠프도 이를 잘 안다. 그러나 후보가 문제다. 트럼프와 열성적 지지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는다. 트럼프 지지율은 50% 미만에 묶여 있다. 그를 싫어하는 미국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트럼프가 뉴스에 나올 때마다 2020년에 그를 찍지 않았던 이유들을 떠올린다.
해리스의 등장에 심기가 흔들린 트럼프가 효과적인 공격을 하지 못한다. 남편이 유대인인 해리스가 “유대인을 싫어한다”고 했고 인종 정체성을 거론해 중도 유권자들의 반발을 샀다. 초등학생인 듯 “IQ가 낮다”거나 “멍청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먹히지 않는다.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트럼프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동안 벌였던 무모한 싸움을 재연하고 있다. 지난주 조지아 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 부부가 자신에서 충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격했다. 2020년 조지아 주에서 근소하게 패배한 트럼프는 켐프 주지사 지지 단체의 도움이 필요하다. 트럼프가 벌써부터 조지아 주에서 패배 구실을 찾는 지도 모른다.
트럼프는 지금도 자신에 대한 탄핵시도와 각종 재판에 대해 불만이 크다. 유세 연설마다 개인적 분노를 쏟아내고 충동적으로 허둥대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일관된 메시지를 내지 못한다. 재임 시절 했던 일을 넘어 재선하면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말하지 않는 것도 해리스에게 도움이 된다.
트럼프는 현재 경선이 치열하게 경합중이며 절제와 일관된 메시지에 집중해야한다는 현실을 깨닫지 못하는 듯하다. 이로 인해 공화당 후보들의 상하원 진출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이는 모두 트럼프를 세 번째로 공화당 대선후보로 낙점한 공화당 유권자들의 잘못이다. 더 젊고 신선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후보들을 배제한 것이다. 공화당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준 현직 대통령으로 보면서 코로나 팬데믹 시절 실시된 선거에서 부정선거로 인해 패배한 것으로 믿는다.
공화당의 확신은 바이든에게는 통했지만 그 경선은 이미 끝났다. 해리스와 새로운 러닝메이트는 급진적이다. 공화당이 이를 유권자들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 그래도 트럼프가 패배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금보다 잘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