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시노 지역에서 발생한 이중 살인과 연쇄 주택 침입 사건에 대응해, LA 경찰국(LAPD)이 주민 보호를 위한 ‘전면 대응’에 돌입했다.
짐 맥도넬 LA 경찰국 국장은 최근 500여 명의 주민들이 몰린 설명회 직후, “엔시노 주민들의 평온을 회복하고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7월 14일 발생한 이중 살인 사건 이후 급속히 커지고 있는 주민들의 불안과 분노에 대응한 것이다.
당시 희생자는 폭스TV 인기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음악 감독으로 활동했던 로빈 케이와 그녀의 남편 토머스 델루카였다. 두 사람은 자택에서 총상을 입은 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침입자가 부부 소유의 총기를 사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표적 없는 무차별 범죄’로 보고 있으며, 사망한 부부의 시신은 사건 발생 후 나흘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맥도넬 국장은 발표문에서 “이해할 수 없는 생명의 상실로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범죄율이 통계적으로 낮아졌다고 해도, 범죄가 남기는 공포와 고통은 매우 개인적이고 현실적이다”라고 말했다.
설명회가 열린 바로 그날 밤에도 두 건의 추가 침입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한 사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비벌리힐즈의 진짜 주부들’ 출연자인 테디 멜런캠프와 남편 에드윈 아로야베의 자택에서 벌어졌으며, 당시 가족이 집 안에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LAPD는 다음과 같은 6대 전략을 중심으로 다단계 대응계획을 즉각 가동했다고 밝혔다.
- 순찰 강화: 저녁·야간 시간대 Watch-3 및 Watch-5 조가 엔시노 지역 집중 순찰
- 신속한 주민 소통: 고위 간부들의 도보 순찰 및 현장 소통 강화
- 수사 공조: 셰리프국 전담 태스크포스 및 LAPD 메트로·상업범죄팀과 공조 수사
- 항공·기마 순찰 확대: 가시적 순찰로 범죄 억제 효과 노려
- 차량 번호판 인식 기술(ALPR): 범죄 차량 추적을 위한 기술적 수단 즉시 투입
- 주민 참여 확대: ‘경찰과의 커피 타임’, SNS 캠페인, 예방 팁 배포 등 커뮤니티 밀착형 대응
이러한 대응은 웨스트밸리 지구대를 중심으로 지휘부, 수사팀, 순찰대, 주민 소통 담당 등 LAPD 전 인력이 투입된 ‘전면 총력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맥도넬 국장은 “우리는 주민들의 우려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전담 범죄 억제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시노는 LA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지역으로, 최근 절도와 강도 사건이 잇따르면서 일부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사설 경비팀을 고용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었지만, 침입 범죄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경찰이 내놓은 대응책의 실효성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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