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도를 웃도는 폭염이 남가주 전역을 강타하면서 로스앤젤레스 대도시권 병원 응급실에는 고열과 탈수로 쓰러진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국립기상청(NWS) LA/옥스나드 지국은 21일 오후, LA와 인근 카운티 대부분 지역에 극심한 폭염 경보(Extreme Heat Warning)를 발령했다.
경보는 오는 24일 밤 9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일부 지역은 폭염주의보(Heat Advisory)가 금요일까지 연장된다. 산타바바라·LA 내륙·샌퍼낸도밸리·샌타클라리타·랜캐스터 등 내륙 지역은 보라색으로 표시된 ‘극한 폭염 경보’ 지역에 해당된다.
카이저 퍼머난테 우드랜드 힐스 병원 중환자 전문의 세스 리베라 박사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여름철 평균보다 훨씬 많은 환자가 들어오고 있다. 이 폭염을 병원이 고스란히 체감하고 있다”며, 기저질환자들의 위험을 강조했다.
리베라 박사에 따르면, 열사병이나 탈수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가 심장병·당뇨·신장질환 등 기존 질환을 갖고 있다. 그는 “특히 탈수로 인한 신장 기능 저하, 만성 신장 질환자들은 더 위험하다. 호흡기 환자들은 열기와 대기오염이 겹쳐 증상이 악화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일부 약물은 더위에 취약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혈압약 일부는 체온 조절을 방해하고, 항히스타민제는 땀 배출을 줄여 체내 수분 손실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할 것을 권장했다.
리베라 박사는 폭염 대응 원칙으로 햇볕 차단과 수분 보충을 꼽았다. 외출 시 10~15분마다 물을 마시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것을 당부했다. 특히 많은 이들이 더울수록 민소매나 짧은 옷을 입지만, 그는 “햇빛이 피부에 직접 닿으면 오히려 체내 수분 손실이 더 크다”며 밝은색 긴소매 면·리넨 소재 옷을 추천했다.
실제로 글렌데일의 한 파머스 마켓에서는 임시 천막을 설치하고 판매자들에게 차가운 물수건을 나눠주는 등 폭염 대응에 나섰다.
기상청은 일요일(24일)부터 낮 최고 기온이 4~5도 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년 수준의 기온 회복은 다음 주 수요일(27일)께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폭염 시간대 야외활동을 삼가고, 특히 노약자·영유아·만성질환자는 냉방이 가능한 실내에 머물 것을 거듭 당부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