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국 시장이 한숨을 돌린 모양새다. 코스피는 한 달여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고, 1530원을 돌파했던 환율도 1500원대로 내려왔다.
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26.24포인트(8.44%) 뛴 5478.70에 거래를 마쳤다. 490.36포인트 오른 지난달 5일(9.63%)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날 277.58포인트(5.49%) 급등 출발한 지수는 이란 전쟁 종전 기대감 등을 반영하며 상승폭을 확대했고 개장 7분여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3%, 10%대 급등세를 나타내며 지수를 견인했고 상승 종목(840곳)이 하락 종목(71곳)을 크게 웃돌면서 지수 전반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 이어졌다.
여기에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 매수 유입이 확대되면서 국채 금리 하락에도 기여하는 모습”이라면서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3.44%, 3.80%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달러-원 환율도 1510원 아래로 진정됐다”고 평가했다. 금리와 환율의 안정화는 외국인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진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나홀로 4조263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6126억원, 3조7613억원어치를 팔았다.
대부분의 업종 지수가 상승한 가운데 건설(12.18%), 제조(9.62%), 금속(8.85%) 등이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흐름을 보였다. 오락·문화(-1.02%)는 소폭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양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2만2400원(13.40%) 뛴 18만96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10% 넘게 올라 8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외 현대차(9.54%), 두산에너빌리티(8.50%), 삼성생명(7.84%), SK스퀘어(7.40%) 등이 큰폭으로 뛰었다.
코스닥 지수는 63.79포인트(6.06%) 급등한 1116.18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도 장중 급등세가 이어지며 오후 2시8분께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ISC(13.30%), 리노공업(10.81%), 원익IPS(9.07%), 에이비엘바이오(8.50%), 레인보우로보틱스(7.68%), 리가켐바이오(7.03%), 에코프로(6.88%), 알테오젠(5.42%), 에코프로비엠(5.10%) 등이 강하게 상승했다. 삼천당제약은 전날 하한가에 이어 이날에도 10% 넘게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28.8원 떨어진 1501.3원으로 장을 마쳤다. 환율은 21.6원 하락한 1508.5원으로 장을 시작한 후 1500~1510원대에서 등락했다.
환율은 전날 4.2원 오른 1519.9원으로 출발한 후 장중 153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1530원을 돌파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주간 거래는 14.1원 오른 1530.1원으로 마무리했지만, 야간 거래에서는 상승폭을 줄여 1517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 3시28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99.96)보다 소폭 떨어진 99.57이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분위기가 불거지며 강달러 압력이 약화됐고, 전날 환율 급등을 유발했던 역외 롱플레이도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며 “뉴욕증시가 회복하는 등 위험 자산 선호 심리에 국내증시에도 훈풍이 불 수 있겠고, 그간 지속된 외인 주식 순매도가 멈추며 환율 추가 하락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이란 대통령의 휴전 준비 발언이 촉발한 위험 선호 반등 랠리에 환율이 급락할 것”이라며 “그간 일방향적이었던 미국의 종전 합의 진전 주장에 이란 대통령의 긍정적인 발언이 더해지며 공포에 잠식돼 있던 위험 자산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한국 시간) 이란 전쟁을 2~3주 내에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안정이 회복되지 않더라도 철수하겠다고 주장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이 있다면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