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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세계 첫 ‘조만장자’ 되나…기업가치 2705조원 도전

머스크 의결권 82% 장악·지배구조 논란…앤트로픽·오픈AI도 상장 대기

2026년 06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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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로고와 스타십 로켓, 일론 머스크의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 사상 최대 규모 IPO를 추진 중인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 비전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어모으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스페이스X 자료 기반 합성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 1조7700억 달러(약 2705조 원)를 목표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초대형 공모와 함께 AI 투자 확대, 머스크의 지배구조, 고평가 논란 등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주당 135달러에 5억5560만 주를 매각해 약 750억 달러(약 114조 6000억 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번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기업가치는 약 1조7700억 달러로, 6개월 전 평가 가치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예상 조달액은 2019년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기록한 26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공모가 책정 방식도 기존 관행을 벗어났다. 통상 기업들은 희망 공모가 범위를 제시한 뒤 투자자 설명회(로드쇼)를 거쳐 최종 가격을 정하지만, 스페이스X는 단일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관계자들은 이 같은 ‘받거나 말거나(take-it-or-leave-it)’ 방식이 가격 협상을 최소화하고 로드쇼 과정을 단순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가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미국 증시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가 된다. 현재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이보다 기업가치가 큰 기업은 6개뿐이며, 1위는 약 5조2000억 달러(약 7944조 원) 규모의 엔비디아다.

다만 고평가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스페이스X의 지난해 매출은 187억 달러(약 28조 5600억 원)로, 공모가 기준 주가매출비율(PSR)은 약 93.6배에 달한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 평균 PSR은 3.38배, 테슬라도 지난해 말 기준 16.73배에 그쳤다.

투자자들이 이 같은 초고평가를 받아들일지는 머스크의 장기 비전 실현 가능성에 대한 믿음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화성 식민지 건설과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스페이스X는 투자설명서에서 AI 사업을 통해 최대 26조 5000억 달러(약 4경 515조 8500억 원)의 잠재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이는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배치한다는 구상이 실현된다는 전제 아래 가능한 시나리오다.

회사는 지난해 26억 달러(약 4조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초에도 적자가 이어졌다. 최근 스페이스X에 편입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와 AI 기업 xAI 역시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 현재 수익은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구독과 로켓 발사 사업에 집중돼 있다.

지배구조 문제도 변수다. 머스크는 초의결권 클래스B 주식 대부분을 보유해 상장 이후에도 전체 의결권의 82%를 장악하게 된다. 클래스B 주식은 머스크를 이사회 의장이나 최고경영자직에서 해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해당 주식 대부분을 머스크 본인이 쥐고 있어 사실상 견제가 불가능한 구조다.

이에 뉴욕주 공무원연금과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은 지난달 스페이스X 경영진에게 서한을 보내 “전례 없이 극단적인 지배구조”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두 기관은 미국 증시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 비중이 높아 향후 스페이스X가 주요 주가지수에 편입될 경우 해당 주식을 의무 매수해야 한다.

포브스는 현재 머스크의 순자산을 8260억 달러(약 1262조 4600억 원)로 평가한다. 이번 IPO에서 목표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그의 순자산은 약 2230억 달러(약 340조8600억 원) 늘어 1조 달러(약 1528조5000억 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초의 ‘순자산 1조 달러 인물’이 탄생하는 셈이다. 다만 그의 자산 대부분은 아직 현금화되지 않은 주식 형태다.

스페이스X는 공모 자금을 AI 및 로켓 사업 인프라 확장, 스타링크 모바일 서비스용 위성망 확대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나스닥에 ‘SPCX’라는 종목코드로 상장하며, 4일 로드쇼를 거쳐 빠르면 12일께 거래가 시작될 수 있다.

한편 앤트로픽은 이번 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오픈AI 역시 IPO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는 “이번 상장은 수년간 침체됐던 IPO 시장의 회복 여부를 가늠할 첫 시험대”라며 “스페이스X를 시작으로 앤트로픽과 오픈AI가 뒤를 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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