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대해 전 세계를 위협하는 열병이라고 비난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연설에서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적 “공격”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한 뒤 제재로 인해 유럽인들의 삶의 질이 희생되고 있을 뿐 아니라 가난한 나라들은 식량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은 또 유럽이 가난한 나라들을 속여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가로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개월 동안 러시아군에 봉쇄됐던 우크라이나의 항구로부터 8월 초 수출이 재개됐지만 단 2척의 곡물 선박만 아프리카로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푸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을 점령했다. 그러나 전쟁 6개월여가 지난 현재 러시아는 키이우와 북부 주변 지역에서 밀려났고, 남부와 동부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직면해 있다.
서방 국가들은 많은 러시아 개인, 기업 및 국영기업에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가스와 석유에 대한 의존도 감축에 나섰고 푸틴 대통령은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독일행 노르트 스트림 1 가스관을 폐쇄했다.
에너지 가격이 치솟았고 EU는 9일 회의를 열어 에너지 위기 대응을 논의할 계획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가스 가격상한제 제안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서방이 다른 나라에 자신들의 행동을 강요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나려고 서둘고 있지만 이제 유럽의 생산과 일자리가 줄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역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기업들이 필요한 부품을 많이 수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등 위기를 느끼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한편 달러, 유로, 파운드화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서방 관측통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러시아는 주권이 강화됐으며 전쟁으로부터 벗어나고 있으며, 아무 것도 잃지 않았고 앞으로도 아무 것도 잃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 Dmytro Kuleba는 러시아가 에너지 자원으로 유럽을 협박하려한다고 말했다. “푸틴은 유럽의 모든 가정의 안정과 복지를 망치고 싶어한다.”
이날 포럼에는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참석했는데, 푸틴 대통령은 리 위원장의 참석에 대해 “누군가가 러시아를 고립시키려 해도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이 다음 주 우즈베키스탄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