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취임 5개월을 넘겼지만 총리 공관에 입주하지 않고 의원 기숙사에서 총리 집무실로 출퇴근을 계속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총리관저 내 총리 거주지인 ‘공저’(공관의 일본식 표현)에 살지 않고, 차량으로 3분 거리에 있는 중의원 의원 숙소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어 일본 내에서도 여러가지 추측과 의문이 난무하고 있다.
스가 총리가 공저에 입주하지 않는 것은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아베 전 수상도 2차 재임 기간 내내 자신의 사저에서 출퇴근한 전례가 있고, 역대 일본 총리들 중에도 공저에 살지 않고 출퇴근한 총리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스가 총리의 공저 미입주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게 된 것은 지난 13일 발생한 후쿠시마 지진때문이었다.
지난 13일 밤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으로 스가 총리의 거주지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밤 스가 총리는 지진 발생 약 20분이 지나서야 총리 집무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의원 기숙사에서 곧바로 출발해도 공저가 있는 집무실까지는 20분 내외가 소요된다.
스가 총리가 지진 발생 20분이 지나서야 집무실에 도착한 사실이 알려지자 야당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
그러나 스가 총리는 요지부동이다.
스가 총리는 “관저 거주 여부에 관계없이 긴급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원 숙소에 거주하는 영향이 너무 많으면 입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현재 정부에서 협력해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있다”며 초동대응에 문제는 없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같은 해명에도 스가 총리가 총리 공저에 입주하지 않고 출퇴근을 고집하는 이유는 여전히 풀리지 않아 온갖 추측과 소문이 난무하다. 지상 3층·지하 1층, 7천 제곱미터 규모의 건물로 온갖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는데다 바로 집무실과 연결된 총리 공저에 입주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베 전 총리에 이어 스가 총리가 관저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로는 여러가지 추측이 나온다.
-’관저에 귀신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스가 총리가 공저에 입주하지 않는 이유가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때문이라고 추즉한다. 일본 총리관저에선 지난 1932년 이누카이 쓰요시당시 총리가 해군 장교들에 피살된 ‘5·15사건’ 및 1936년 오카다 게이스케 당시 총리의 매부가 피살되는 ‘2·26 쿠데타 사건’ 등이 있었기 때문에 귀신 출몰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저에 입주하면 단명총리 된다’
총리공저는 2012년 12월 퇴진한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를 마지막으로 8년째 비어있다. 아베 전 총리도 입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도 유령 때문에 아베가 공저에 입주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었고 ‘공저에 들어가면 단명 정권으로 끝난다는 일종의 속설도 있다.
실제로 공저에 입주했던 7명의 총리 중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 전 총리를 제외한 6명이 1년을 전후해 퇴진했다.
관저에 입주하지 않는 스가 총리가 단명 총리로 끝날 지 아베 전 총리처럼 장수하게 될 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김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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