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의사들이 사람의 몸에 암을 물리치는 약품과 과학자들을 태운 미세한 크기의 잠수함을 삽입해 악성 종양에 이 약품을 투약한 후 모두를 다시 빼낸다…
55년전 공상과학 영화인 “Fantastic Voyage”에서 인간을 세포 사이즈까지 줄인 후 한 과학자의 두뇌 속에 투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장면이다.
LA의 원격조종 의학 마이크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기업인 Bionaut Labs가 이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기술을 현실화해나가고 있다고 4일 LA타임즈가 보도했다.
2천만 달러의 벤처기업 대상 자금을 받아 최근 로보틱 사이언스와 정밀한 공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컬버시티를 기반으로 하는 Bionaut Labs는 약을 실은 빵가루 하나 크기, 즉 1 밀리리터 크기의 디바이스를 의사들이 사람의 척추와 두개골을 통해 삽입한 후 자석으로 원격 조종해 정확한 부분에 정확한 양의 약을 투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원격 조종으로 약을 투여한 후에는 다시 자석의 힘을 이용해 디바이스를 몸 밖으로 안전하게 빼낼 수 있다. 2023년까지 임상실험 단계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다.
Bionaut의 운영자 마이클 스피겔마처는 공동설립자 아비아드 마이젤스와 함께 현대 의학의 근본적인 장애물, 정확한 신체 부위에 정확한 양의 약을 투여하는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2016년 이 회사를 설립했다.
현재 대부분의 약은 혈액을 통해 투여돼, 필요한 양의 약이 필요한 부위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약을 투약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약이 필요하지 않은 다른 신체 부위에는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스피겔마처와 마이젤스는 2000년대 중반, Xbox Kinect를 개발한 후 2013년 애플에 합병된 PrimeSense라는 3D 센싱 스타트업 기업에서 일하며 의학용 마이크로봇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키워왔다.
이들은 다양한 곳에서 벤처 기금을 지원받으며 컬버시티 사무실에서 본격적인 연구 및 개발에 돌입했다. 이들은 특히 어린이들과 십대들에게 많이 생기는 암의 일종인 뇌의 줄기 신경교종을 타겟으로 삼고 마이크로봇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뇌종양은 현재 기술로 특히 치료하기 어려운 분야에 속한다. 방사선 치료나 수술은 미세한 세포들에 큰 위험이 될 수 있으며 혈액의 뇌가 대부분의 키모테라피에 쓰이는 약을 종양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막는다.
따라서 Bionaut의 신기술이 현실화된다면 뇌 종양 치료에 혁신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강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