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내내 햇빛이 강한 LA에서 모자는 인기있는 아이템 중 하나다. 모자는 햇빛을 가려줄 뿐 아니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17일 LA타임즈가 패션피플들이 사랑하는 모자 중 하나인 베레모의 의미에 관해 패션 전문가이자 작가인 데이브 쉴링의 글을 보도했다.
먼저 챙이 넓은 모자가 가장 먼저 선보였던 10번 프리웨이 북쪽지역 동부에서는 모자로 패션을 완성하는 경우가 많다. 헐리웃과 산타모니카 등 관광지에서는 여전히 페도라가 많이 보인다. 하지만 가장 현재 가장 인기있는 모자는 실용성이 없어보이는 베레모다.
식당들의 야외영업이 허용되면서 블랙캣이나 피가로 비스트로 등 ‘핫’한 레스토랑에서 베레모를 쓴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두꺼운 울 소재에 챙이 전혀 없는 베레모는 햇빛을 가려주지도 못하고 머리 위에 어색한 포즈로 놓여있으면서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베레모가 이처럼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먼저 두개의 모순적인 이미지가 동시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바로 높은 사회적 지위와 혁명에 대한 열망. 베레모는 럭셔리 (구찌의 펠트 베레모는 430달러에 이른다)와 평범함 (온라인에서 일반적인 베레모를 13달러 정도에 쉽게 구할 수 있다) 두가지의 트렌드 모두에 어울린다.
파리지앵 베레모는 교양과 지위, 예술적인 야망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게 하기도 한다.
베레모는 보헤미안 스타일과 상류층의 고상한 스타일을 동시에 보여준다. 코코 샤넬도 베레모를 착용했었고 램브란트 역시 베레모를 썼다고 전해진다.
또한 베레모는 일명 ‘투머치’ 패션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베레모를 처음 쓰고 외출하면 마치 고급스러운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햄앤치즈 샌드위치를 주문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자신감을 갖는다면 누구나 베레모를 당당히 쓰고 거리를 배회할 수 있다.
남들의 시선에 당황스러워하는 것은 진정한 패션 피플의 마인드가 아니다.
베레모는 실버레이크와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단순히 99센트 스토어나 파머스 마켓에 갈 때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이 된다.
로즈펠리즈나 이스트 헐리웃에서 베레모는 이처럼 패션에 대한 자신감을 의미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베레모는 혁명의 상징이기도 하다.
세계 2차대전 프랑스혁명 당시 체게바라와 블랙 팬서 파티가 이유다. 상류층부터 혁명을 꿈꾸는 대학생들까지, 사회 각계각층을 아우를 수 있는 베레모는 어떤 의미로 착용했든지 LA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다.
<강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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