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자동차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생산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29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반도체 부족으로 이달 들어 닷새간 가동을 중단했고, 기아 조지아 공장도 지난 7일 하루 생산차질을 겪었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현대차는 이달 9~10일, 15~17일 아산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13~14일에는 울산 4공장 가동을 멈췄다. 기아 역시 생산 차질로 인한 출고 적체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추석 연휴에 맞춰 국내 공장 전체를 24일까지 휴업했다.
한국지엠의 경우 올해 초부터 부평 2공장을 절반만 가동한데 이어 이달부터는 부평 1공장 가동도 절반으로 줄였다. 쌍용차 역시 부품 수급 차질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네럴모터스(GM), BMW, 포드,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GM은 미국 미시간주 공장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이달까지, 오리온주 공장을 다음달 중순까지, 캔사스주 공장 말리부 생산라인을 다음달 말까지 각각 멈춘다. 캐나다와 멕시코 등 공장도 다음달 중순까지 휴업한다. 포드 역시 캔사스와 켄터키 공장 생산 중단을 연장했다.
당초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올해 3, 4분기부터 반도체 품귀 현상이 완화되기 시작해 내년께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770만대 규모의 생산 차질을 겪고, 약 247조원(210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알릭스파트너스가 지난 1월 당시 약 71조원(610억 달러), 5월 124조원(1100억 달러)의 손실을 예상했다. 이번에 손실 예상액을 한 차례 더 상향 조정했다. 생산차질 규모도 지난 5월 발표한 390만대보다 두 배 가량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기지가 몰려있는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며 반도체 부품 수급차질이 악화일로”라며 “이대로라면 내년에 회복될 수 있을 지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