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당국, DNA 검사 통해 주인 찾아
영국 자택으로 틀니 배달…”모양 그대로”
한 영국 남성이 스페인을 여행하던 중 술에 취해 잃어버린 틀니를 11년 만에 다시 찾았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매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잉글랜드 맨체스터주 테임사이드에 사는 폴 비숍(63)은 11년 전 스페인 베니도름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 틀니를 잃어버렸다. 술에 취해 구토하다 쓰레기통에 틀니가 빠진 것이다.
비숍은 “그날은 내 친구의 50번째 생일이었고, 우리는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있었다”며 “밤 11시께 속이 좋지 않아 녹색 쓰레기통에 구토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틀니를 잃어버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면서 “친구들이 갑자기 ‘네 치아가 사라졌다’고 말해 알게 됐다”고 했다.
이에 바로 휴지통을 찾아 나섰지만, 쓰레기로 가득 차 있어 틀니를 찾을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정신을 차린 폴이 다시 쓰레기통을 찾아갔지만, 이미 쓰레기를 모두 수거해간 뒤였다.
비숍은 어쩔 수 없이 치아 하나도 없이 남은 여행을 했고, 영국으로 돌아와 600파운드(약 97만원)에 새 틀니를 구입했다.
그러던 중 최근 스페인 당국에서 소포 하나가 도착했다.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견된 치아를 수년간 보관하던 중, DNA 검사를 통해 신원을 밝혀냈다는 내용의 편지가 함께 동봉돼 있었다.
편지에는 “스페인 당국은 해당 틀니를 신체 일부분으로 확인했다”며 “이에 법에 따라 소유자에게 (틀니를) 돌려준다”고 적혀있었다. 또 “(틀니를) 돌려주게 돼서 매우 기쁘다. 당신에게 잘 도착하기를 바란다”며 “스페인에 다시 방문해줬으면 좋겠다”고 쓰여있었다.
폴은 “10년 전 이사를 해서 주소도 달라졌는데, 어떻게 택배가 올 수 있었는지 놀랍다”며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틀니가) 다시 착용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모양 만은 완벽하다”며 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