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주재하는 중국 외교관들이 국회의사당 내 홀에 안치된 서거 영국여왕의 관을 찾아 조문을 하려고 했으나 하원의장의 반대로 발길을 돌렸다.
온라인 매체 폴리티코가 16일 보도한 내용으로 외국 외교사절단이 고 엘리자베스 2세의 관 안치소 조문이 거절되기는 중국이 처음이다.
영국은 브렉시트 후 중국과 독자적인 무역관계 증진을 위한 고위급 협상을 하기도 했지만 중국의 홍콩 및 신장위구르 지역 인권탄압이 노골화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영국은 미국 및 유럽연합( EU)과 함께 홍콩, 위구르 탄압을 국제 문제화했고 자연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졌다.
지난해 영국 의원들이 중국의 위구르족 집단수용과 강제교화 등을 강하게 비난하자 중국 당국은 즉시 하원의원 5명, 상원의원 2명 등이 포함된 영국인 9명에 입국 금지와 자산 동결의 제재를 내렸다.
이에 영국의 린지 호일(경) 하원의장은 대사 등 중국 공무원의 의사당 출입을 1년 간 금지시키며 맞섰다. 이 금지령이 아직 안 풀리기도 했지만 호일 의장이 조문이란 명분에도 중국 외교단의 의사당 출입을 거듭 거부한 것이다.
영국 중앙정부 의사당 웨스트민스터궁은 영국의 철저한 내각책임제 수립 역사 속에서 왕권이라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의사당 경내에 대한 출입허가권은 국왕 임명 고위 인사 1명과 상원의장 및 하원의장 등 3명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한 명이라도 비토하면 왕이라도 마음대로 들어올 수 없는 실정이다.
고인 여왕의 유해와 관은 웨스트민스터궁 내 가장 북쪽에 위치한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되어 있다. 1097년에 건축돼 이 궁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최초 궁의 원본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유서 깊은 홀이다. 여기서 1507년 헨리 8세 즉위식이 열렸다고 한다.
하원의장의 출입금지로 중국 외교단은 안치소 조문은 못했으나 중국은 19알 거행되는 서거 여왕의 장례식에는 초청받았다. 장례식은 웨스트민스트궁 바로 옆의 예배당인 웨스트민스트 애비에서 치러진다. 이곳에서 엘리자베스 2세는 대관식을 가졌다.
영국 정부는 러시아 등 6개국에는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으나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는 초청장을 보냈다. 중국은 시 주석 대신 공산당정치국 상무위원도 아닌 왕치산 국가 부주석을 보낼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전날 중국 장례식 초청을 재고해서 초청을 번복해야 된다고 몇 의원들이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제재를 당했던 하원의원 5명으로 보수당 당대표를 지냈던 이언 던컨 스미스(경) 의원이 중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