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미국 증시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게 나오면서 장 초반 급락세를 보인 뒤 큰 폭으로 반등했다.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00포인트 이상 급락한 뒤 장중 반등에 성공하면서 827.87포인트(2.83%) 오른 3만38.7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2.88포인트(2.60%) 오른 3669.91을 기록하며 6일 연속 하락세를 갈아치웠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32.05포인트(2.23%) 오른 1만649.15로 장을 마쳤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5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뒤 지난 2020년 11월9일 이후 가장 높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다우지수가 같은 거래일 기준 최소 800포인트 상승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이날 주가는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따라 202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가 놀라운 반등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트레이더들이 9월 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를 소화하면서 1300포인트 이상 회복했다. S&P500 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넓은 거래 범위를 기록했다.
이날 둘쭉날쭉한 혼조세를 두고 기술적 반등에 따른 매수세 유입이라는 의견과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근접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견해도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9월 한 달 동안 전달에 비해 0.4% 상승해 8월의 월간 상승폭 0.1%를 크게 웃돌았다.
CPI 월간상승률은 6월에 무려 1.3%에 달한 뒤 7월 0.0%, 8월 0.1%로 떨어지는 추세였는데 다시 커진 것이다.
큰폭의 월간 상승률에도 9월까지의 12개월 치를 합해서 구하는 연간 CPI 상승률은 8.2%로 8월보다는 0.1%포인트 낮아졌다.
9월 월간 상승률에서 휘발유가는 4.9%나 떨어졌으나 반대로 임대와 식품에서 0.8% 씩 오르고 보건의료비도 올라 상쇄되었다.
변동성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지수에서는 월간으로 0.6% 상승했다. 이는 8월과 같은 큰 폭 상승이며 연간 누적치는 6.6%에 달해 전월의 6.3%를 웃돌았다. 6.6%는 1982년8월 이후 최대치다.
금융정보업체 시티인덱스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애널리스트는 이날 주요 지수의 반등이 오래갈지 의심하고 있다.
라자크자다는 CNBC에 “CPI 보고서에 따라, 연준이 9월에 네 번째로 0.75%포인트 인상을 확정했지만 현재는 심지어 1%포인트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주식과 금은 무언가가 근본적으로 바뀔 때까지 계속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다음 주 3분기 실적 보고 시즌이 시작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거시경제의 암울함 속에서 기대치가 급격히 낮아져 결과가 기대치를 능가할 경우 주가가 반등할 여지를 제공할 수 있어, 지난 6월 시장의 반등과 유사한 상황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