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첫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이 지난 12일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개됐다.
현대차는 영국 최대 자동차 축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아이오닉 5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 하루 전인 이날 아이오닉 5 N 실물을 공개했다.
현대차의 전동화 기술이 집약된 고성능 전기차답게 아이오닉 5 N의 첫 인상은 ‘압도적’ 느낌이었다.
아이오닉 5 N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650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과 770Nm의 최대 토크를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3.4초다. BMW의 고성능 전기차 i4 M50(3.9초), 포르쉐 타이칸 GTS(3.7초)를 능가하는 성능이다.
무엇보다 아이오닉 5 N은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듯한 느낌을 제대로 구현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이 없어 변속 충격이나 배기음이 없는데 아이오닉 5 N은 가상 변속 시스템인 ‘N e-시프트’와 가상 사운드 시스템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를 장착해 내연기관차 주행 느낌을 끌어냈다.
모터 제어를 통해 내연기관차의 변속 느낌을 제공하는 N e-쉬프트와 연동된 가상의 엔진 RPM과 기어단이 클러스터에 표시돼 보다 직관적인 주행감도 지원한다. 또 RPM과 속도, 토크 등 주행 정보를 고려해 3가지 가상 사운드를 제공하는데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펑펑’하며 엔진 베기음이 터져나온다. 이런 가상 사운드는 총 10개의 스피커를 통해 차량 내외부에 전달된다.
이날 현대차가 공개한 주행 영상 속에서 아이오닉 5 N의 이같은 특징이 잘 드러난다. 내연기관차 같은 주행 질감과 날카로운 코너링, 공기를 찢는 듯한 드리프트가 바로 그렇다.
김태환 현대차 CTO MSV 프로젝트6팀 연구원은 “아이오닉 5 N에는 N 브랜드가 추구하는 곡선로 주행 능력, 레이스 트랙 주행 능력, 일상의 스포츠카 등 3대 핵심 요소가 반영된 차”라고 말했다.
내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장시간 성능 저하 없이 최고속력을 유지하면서도 배터리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 기능을 처음 적용했다.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은 운전자의 주행 목적에 따라 차라 스스로 온도로 배터리를 예열하거나 냉각해 최적의 주행조건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또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이 적용돼 800V 초급속으로 충전 시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차량 외부로는 220V의 일반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이 탑재돼 다양한 환경에서 전지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차제는 기존 아이오닉 5보다 모든 면에서 더 크다. 전면부에서 바라볼 때 전폭와 전고가 더 넓고 높다는 느낌을 받는다. 외장 색상은 총 10가지인데 이날 행사에는 퍼포먼스 블루 매트와 에코트로닉 그레이 매트가 전시됐다. 하단에 둘러진 오렌지색 스트립은 범퍼부터 사이드 스커트, 브레이크 캘리퍼까지 이어져 시각적 차별성을 극대화 시켰다.
실내는 N 브랜드 디자인 사양을 적용했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도어 스커프 등에 N 브랜드 로고가 있고 곳곳에 친환경·재활용 소재를 활용했다. 직접 차량에 탑승해 운전석에 앉아보니 시트 위치는 기존 차량 대비 낮은 편이었다. 스포티한 운전 자세를 구현하기 위해 시트 위치를 기존 차량 보다 20㎜ 낮췄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고성능이라고 하면 아직도 내연기관차에 친숙해 있는 고객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만든 결과물이 아이오닉 5 N”이라며 “아이오닉 5 N은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 5 N은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내놓은 후 오는 9월 한국에 출시된다. 한국 판매 가격은 1억원 미만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