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을 방문한다면 국제법에 따라 체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간) 칸 검사장은 다음 달 남아공에서 열리는 신흥경제국모임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정상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다면 남아공은 국제법에 따라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이날 미국 CNN에 전했다.
그는 “남아공은 수십 년 동안 반인륜적인 범죄, 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의 극단적 인종차별정책) 범죄를 느껴왔다. 남아공이 나로부터 교훈을 얻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자발적인 ICC의 당사국이며, 법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아공이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평가하고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CC는 지난 3월 어린이 불법추방 전쟁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과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 위원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해당 결정을 놓고 “러시아는 ICC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러시아는 ICC의 회원국이 아니다.
지난 9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초청된 브릭스 정상회의를 대면 형식으로 다음 달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브릭스 의장국으로 푸틴 대통령을 초청한 남아공은 ICC 회원국이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자국에 발을 들인다면 체포할 의무를 진다. ICC 법원은 결석재판을 진행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체포돼야 심리가 열릴 수 있다.
하지만 남아공은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모든 관계자에게 외교적 면책 특권을 부여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ICC 체포영장에도 불구하고 체포 위협 없이 남아공을 방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나레디 판도 남아공 외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의 참석 여부에 관해 어떤 확인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브릭스 정상회담은 다음달 22~24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자리한 샌튼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