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 휴전 촉구가 이스라엘 안팎에서 거세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하마스 소탕 작전 과정에서 그 가족들까지 몰살 당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7일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구성원이 100명 넘게 사망한 팔레스타인 한 가문을 조명했다.
나세르 알아스탈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집이 무너지면서 배우자와 두 아들, 네 딸을 모두 잃었다. 며느리와 사위, 형과 그 가족도 사망했다. 첫 손자도 죽었고, 배 속에 있던 둘째 손자는 세상 빛도 보지 못하고 떠났다.
나세르는 NYT와 전화 인터뷰에서 “휴대전화로 가족사진을 볼 때면 밤마다 혼자서 눈물을 흘린다”며 “하지만 남자들은 눈물을 감추기 때문에 사람들과 떨어져 혼자 울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나세르는 가자 전쟁 발발 후 3주도 안 되는 기간에 친인척 88명을 잃었다. 개전 한 달까지 100명 이상 사망했다.
가자 주민들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대원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일가가 멸문지화 당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있다. 나세르의 가족 구성원 중 한 명도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가담자로 알려졌다.
Don't Look Away: Another masacre has taken place in Jabaliya pic.twitter.com/fyw6zuh2TZ
— TIMES OF GAZA (@Timesofgaza) December 19, 2023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개전 초기 19일 동안 팔레스타인인 674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72명은 하수나스, 65명은 알나자르, 60명은 알마스리스, 49명은 알쿠르드로 일가라고 했다.
NYT는 “이러한 숫자는 가자지구 손실 규모가 얼마나 큰지 잘 보여준다”며 “가문의 가계도가 쪼개지고, 그 가지가 모두 사라졌다”고 했다.
가자지구 주민 200만명 중 하마스 대원은 약 2~4만명으로 추정되며,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는 2만명에 육박한다.
민간인 사망자 급증에 이스라엘 최대 우방인 미국도 우려하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이스라엘에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라고 역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법을 연구하는 옥스퍼드대 자니나 딜 교수는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더라도,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한 민간인은 국제법상 완전한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딜 교수는 “국제법상 연좌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가족이 하마스에 동조하고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하더라도, 누구도 합법적인 공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