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최근 드론으로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조기 경보 레이더를 공격한 것에 대해 미국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서방의 재래식 및 핵미사일 발사를 감지하는 러시아의 레이더를 지난주 우크라이나가 2차례 공격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우려를 전달했다. 러시아 남동부 크라스노다르 지역 아르마비르에 대한 공격은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미 당국자는 “이들 시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무관한 곳이지만 미국에 맞선 러시아의 핵 억지능력 등 전략 억지 능력을 공격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어 민감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러시아가 이들 레이더 기지에서 드론과 미사일 등 우크라이나의 대공무기 사용 등 군사 움직임을 탐지해왔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정보국(GUR)이 레이더 기지 공격을 수행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는 최근 이들 레이더 기지를 사용해 미국 등 서방이 지원한 유도미사일과 정밀 유도 폭탄 등을 전파방해 해왔다. 또 레이더 기지를 사용하면서 러시아 흑해 함대와 러시아 점령 크름반도에 큰 피해를 입혀 온 영국과 미국 지원 장거리 무기와 드론을 추적하는 능력도 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레이더 기지 공격이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우크라이나 군 활동을 추적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드론으로 1800km 떨어진 카자흐스탄 국경 인근 지역 오르스크의 레이더 기지를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기지가 피해를 입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 당국자들은 미국 지원 무기의 러시아 본토 공격 금지를 해제해달라는 우크라이나측 요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조기 경보 능력이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일부라도 무력화될 때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전략 균형이 깨질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크라스노다르 레이더 기지는 우크라이나 미사일과 드론을 추적하는데 사용되지만 중동과 중국을 겨냥하는 오르스크 레이더 기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무관해 보이는 곳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러시아가 “전쟁에 모든 능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미 당국자는 미국이 지원한 대공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러시아 미사일과 전투기를 러시아 상공에서 요격하는 것은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공격 계획을 중단시킨 일이 여러 번이며 최근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2월 뮌헨 안보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 석유 시설 공격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고 러시아의 보복을 유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