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븐슨 랜치에 거주하던 22세 청년 브라이스 재키는 지난해 4월, 집 앞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모 신디와 앤드류는 크루즈 여행을 마치고 막 돌아온 직후였다. 그들이 아들의 죽음을 알게 된 순간, 삶은 영원히 달라졌다.
“차 안에서 그는 이미 숨이 멎어 있었어요. 그 순간, 모든 게 거기서 멈췄죠.” 어머니 신디 재키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앤드류도 “이 약물로 죽은 아이들이 분명 더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라고 덧붙였다.
브라이스는 자낙스(Xanax)라고 믿고 복용한 알약이 사실은 ‘니타진(nitazene)’이 섞인 가짜 약이었다. 니타진은 펜타닐보다 최대 40배 강력한 합성 오피오이드로, 원래 모르핀 대체제로 연구됐으나 부작용과 사망 위험 탓에 의학적으로 승인되지 않았다.
미국 마약단속국(DEA) LA 지부의 브라이언 클라크는 “중국과 해외 화학·제약 회사에서 이 물질을 다크웹을 통해 직접 들여오는 지역 마약 밀매업자들이 늘고 있다”며 “니타진은 가짜 알약뿐 아니라 코카인, 헤로인, 메스암페타민 등 다른 불법 약물에도 혼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니타진의 위험은 나르칸(Narcan) 같은 해독제가 항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경우에 따라 여러 차례 투여가 필요하며, 특별한 검사를 하지 않으면 부검 과정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이미 테네시와 텍사스에서는 니타진 관련 사망이 급증하고 있다. 휴스턴 교외에서는 22세 아들 루치를 잃은 한 아버지가 짧은 기간 동안 연달아 발생한 과다복용 사망을 증언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아직 대규모 확산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단속 요원들은 “주 내 출현은 시간 문제”라며 경각심을 촉구하고 있다.
브라이스 사건은 캘리포니아에서 니타진 관련 첫 연방 검찰 기소로 이어졌다. 피고는 프로토니타진(protonitazine) 유통 혐의로 유죄를 인정했다. 현재 의회에는 마약 밀매업자들이 활용하는 법률적 허점을 막기 위한 초당적 법안이 제출돼 있다.
부모 신디와 앤드류는 아들의 죽음이 더 큰 비극을 막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아들의 삶이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