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한 교사가 수업 중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자 학생들이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CNN에 따르면 러시아 서부의 한 지역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이리나 겐(45)은 학생들이 자신의 발언을 녹음해 해당 녹취를 당국에 신고했고, 지난달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겐은 어린 운동선수들을 위해 설립된 영재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 중이었다.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된 지난달 18일 수업 내용 녹취에 따르면, 한 학생이 겐에게 “러시아가 다가오는 유럽 스포츠 선수권 대회에 출전이 금지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겐은 “러시아가 문명화된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 한, 이 상황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며 “러시아 정부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주권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고 답했다.
이에 다른 학생이 “우리는 모든 세부 사항을 알지 못한다”고 되묻자 겐은 “우리는 전체주의 체제를 갖추고 있다. 어떤 종류의 불일치도 사상 범죄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Roughly a dozen cops and 6 cop vans standing by went out to harass a group of 6 that has the audacity to urge for peace and stop Russia's invasion of Ukraine.
Pics from social media page:https://t.co/Ra8K1JkcPu pic.twitter.com/k8wOVNGiiV
— Razven (@RazvenHK) April 11, 2022
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달 23일 연방 보안관이 찾아왔으며, 결국 이달 1일 퇴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나를 밀고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며 “학생들의 부모가 아이들로 하여금 녹취를 당국에 넘겨주도록 설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겐의 변호인에 따르면 그는 현재 가택연금 상태로, 러시아군의 신용을 떨어뜨리는 소위 ‘허위 정보’의 확산을 금지하는 새로운 검열법을 위반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혐의가 인정된다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500만루블(약 727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겐은 “가능하다면 벌금형만 받고, 수감되는 선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아주 힘든 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