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세계 식량 위기가 2024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선 식량 위기에 대한 우려가 잇달아 제기됐다.
주요 곡물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세계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각국의 식량 보호주의도 강화되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식품 가격이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고 있다”고 우려했고, 아힘 슈타이너 국제연합개발계획(UNDP) 사무총장도 개발도상국들이 식량 위기, 연료 위기, 금융 위기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특히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현재 러시아가 봉쇄한 우크라이나 식량 재고를 이동시킬 수 있는 안전한 통로가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세계 식량 위기가 오는 2024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쟁의 영향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다음달 수확이 “매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쟁점은 우크라이나 곡물을 대피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그는 “해결책을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부 작업이 뒤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도 WEF에서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가 봉쇄를 풀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곡물이 썩어갈 것”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농부들은 다른 작물을 심지 않을 것이며 이는 다년간의 식량 위기를 의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또 국가들이 수출금지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나쁜 상황을 악화시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비료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비료 메이저 기업인 야라도 우려를 표했다.
스베인 토레 홀스더 CEO는 “과거 2007~2008년 식품 가격 인상의 절반은 정책 조치 때문이었고 수출 금지는 상황을 증폭시켰다”며 “우리는 당시 사회적 불안과 불안정으로 인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린 국가 중 한 곳인 인도는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식량 안보를 이유로 밀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설탕 수출도 제한했다.
인도 피유시 고얄 상무 장관은 “올해 심각한 가뭄으로 밀 생산이 타격을 입었다”며 “수출 금지 조치가 없었다면 인도의 식량 안보가 위험에 처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