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글로벌 시장에 3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 국내외 시장을 겨냥한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26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33만대”라고 밝혔다.
구 전무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글로벌 경기 침체 이슈에도 지난해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올해 차량용 공급난의 완화가 예상되지만 경기둔화에 따른 보조금 축소,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수요 제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는 지역별 주력 모델의 원활한 공급과 생산 최적화를 우선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유럽의 보호무역주의가 예상되는 만큼 주요 부품의 현지화를 진행할 방침이다.
우선 미국 시장 판매 목표는 7만대로 1분기에 아이오닉 6를, 하반기에는 신형 코나 EV를 출시할 방침이다. 구 전무는 “아이오닉 6의 미국 판매 개시와 코나 EV 출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14% 수준이었던 미국의 판매 비중을 올해 22%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전기차 판매가 타격을 입을 것을 대비하기 위해 5% 미만이었던 리스차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고, 오는 3월 구체적인 법안이 확정되면 추가 대응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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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경우 올해 1분기부터 아이오닉 6 인도를 시작으로 코나 EV와 아이오닉 N 모델을 하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특히 완전 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앞세워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유럽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 중인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기 위해 프리미엄 전기차 이미지를 강화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높은 수준의 백오더를 고려해 선적 최대화를 추진하는 등 상반기 판매 확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 전기차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약 10만대다. 코나EV와 아이오닉5, 아이오닉6 등 주력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 전무는 “연말 보조금 소진 이후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지만 다음 달부터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부문(도매 기준)에서 전년 대비 19.7% 증가한 50만5000를 판매했다. 이는 전체 판매의 12.8%에 달하는 수치다. 이 가운데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는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전기차 전체 판매량을 견인했다.
구 전무는 “글로벌 수요 침체가 예상되지만 시장점유율 확보와 전기차 브랜드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견고한 백오더를 기반으로 수익성 중심의 판매를 이어가겠다”며 “공격적 물량 확대보다는 인센티브 축소 등의 운영기조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