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역사를 지닌 종묘제례악의 음악과 노래, 무용을 오늘까지 이어가고 공연으로 선보인 것이 매우 놀랍습니다.”(졸탄 산도르 부다페스트 국립무용단 국제교류 관리자)
지난 21일(현지시간) 1800석 헝가리 부다페스트 에르켈극장이 한국의 종묘제례악을 향한 뜨거운 박수로 가득 찼다.
국립국악원과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은 이날 에르켈극장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공연예술 ‘종묘제례악’을 선보였다. 문화원이 올해 한국문화제 주제로 국악을 선정하고 국립국악원을 초청하며 성사된 무대다. 헝가리에서 종묘제례악이 전막 공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 측은 당초 1800석 객석을 운영키로 하고 관람객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2100명 이상의 관객이 몰려들며 공연 시작 후 도착한 관객들은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관객들은 기대감이 가득한 시선으로 약 70분 가까이 진행된 이번 공연에 집중했다.
종묘제례악의 전체적 흐름을 관장하는 집사의 인사로 시작한 국립국악원의 공연이 마무리되고 커튼콜이 이어지자 관객들은 10여 분간 끊이지 않는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일반 관객 외에도 국립헝가리음악의 집 관장, 헝가리무용대학 학장 등 공연·문화계 전문가를 비롯해 헝가리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문화혁신차관보 등 양국의 문화 교류에 힘을 더할 헝가리 정부의 주요 관계자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 하루 전인 20일에는 현지 언론 매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시연회가 열렸다. 헝가리의 대표적인 뉴스 채널인 Hir TV와 공영방송 코슈트 라디오 방송 등이 참여해 시연회를 관람하고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연을 관람한 부다페스트 국립무용단 졸탄 산도르 국제교류 관리자는 “오랜 역사를 가졌음에도 지금 이 시대에 공연으로 전하는 새로움은 실로 엄청난 경험”이라고 극찬했다.
국립국악원과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은 이번 공연 외에도 악기 기증식과 한국음악 특강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20일에는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이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의 한국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음악에 관한 특강을 진행했다. 수강 인원을 훨씬 초과해 학생들이 강의실 바닥에 앉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공연 당일 에르켈 극장 로비에서는 종묘제례악 복식을 한 현지 모델들이 의상 시연과 사진 이벤트를 진행했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종묘제례악의 멋과 가치를 전할 수 있어 뜻 깊었고,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헝가리 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에 감동했다”며 “앞으로도 헝가리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에 ‘국악’을 알리는 데 더욱 힘쓸 것”이라고 했다.
국립국악원은 헝가리에 이어 오는 25일 폴란드 바르샤바필하모닉홀에서한 차례 해외 공연을 갖는다. 오는 11월11일에는 군산예술의전당에서 마지막 국내 순회공연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