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파시스트 되는 법’을 쓴 이탈리아 작가 미켈라 무르자가 10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51세.
이탈리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무르자는 몇 달 전 신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 수도 로마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1972년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의 카브라스에서 태어나 소설가이자 반파시즘 현장운동가로 활동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지식인으로 불렸다.
상점 점원, 세무직원, 야간경비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며 무수한 인간군상을 체험한 그는 2006년 첫 소설 ‘세상은 알아야 한다’를 출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텔레마케터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콜센터 노동자의 현실을 묘사한 이 작품은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화됐고 일약 이탈리아 문학을 이끌어갈 젊은 작가로 주목받게 됐다.
이 밖에도 ‘아카바도라’(2009)는 안락사를 둘러싼 삶과 죽음의 양면성을 섬세하게 그려내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캄피엘로상과 몬델로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책은 전 세계 30여개국에 번역됐다.
‘파시스트 되는 법’을 통해서는 국수주의, 소수자 혐오 등 세계 각지에서 부상하고 있는 포퓰리즘과 극우운동을 풍자적으로 묘사해 이탈리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장기 베스트셀러가 됐고 전 세계 10여 개국에 출간됐다.
극우 성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무르자는 나와 악명이 높을 만큼 다른 생각을 갖고 싸운 여성이었고, 나는 이 점을 매우 존경한다”며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