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독재자의 아들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64) 상원의원의 대선 승리 이후 그의 어머니이자 독재자의 아내였던 이메다 마르코스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멜다는 지난 1965년부터 1986년까지 필리핀을 장기 통치한 독재자 페르난디드 마르코스의 부인이다. 그는 1986년 민주화 운동으로 사실상 남편과 함께 미국 하와이로 쫓겨나다시피 했다.
추방 당시 부정축재만 해도 10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이중 필리핀 법원이 환수한 것은 34억 달러에 불과했다.
이멜다는 21년 동안 남편과 함께 추방되기 전까지 역사에 길이 남을 사치를 부려 이름을 알렸다. 남편의 연임 당시부터 사치행위는 점차 심해졌다. 이멜다는 계엄령 선포기간 동안 복지부 장관과 마닐라 시장도 역임했는데 이때 필리핀 국가재정을 횡령해 사치를 부렸다.
그의 전기를 담은 영화 ‘이멜다’에는 8년 동안 매일 구두를 갈아 신었으며 하루도 같은 구두를 신은 적이 없다는 내용이 드러난 바 있다.
실제 독재자 부부가 하와이로 망명을 떠났을 때 이들이 살던 대통령궁 지하에 있는 커다란 방에는 최소 1220켤레의 구두와 세계 최일류 유명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최고급 의상과 핸드백, 장신구들이 발견됐다.
심지어 이멜다가 지냈던 궁의 바닥은 이탈리아산 대리석으로, 천장은 수정 샹들리에로 장식돼 있었고 욕실에는 100% 황금으로 꾸며진 세면대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1991년 필리핀 대법원의 사면을 받고 필리핀에 귀국한다.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234만표를 득표해 건재함을 과시했고,1995년부터 1998년까지 하원의원을 지냈다.
1993년에는 부패혐의로 기소됐지만 1998년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는 2018년 11월9일, 1970년대 약 2억 달러(당시 2254억원 상당)를 스위스 재단들로 불법 송금한 것 등 7개 반부패 혐의로 각각 혐의마다 6~11년씩 최고 77년형 선고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불과 15만 페소(당시 약 320만원)를 내고 풀려났다. 항소 등으로 대응하며 의원직을 유지해 2010년부터 현재까지 하원의원직을 계속 맡고 있다.
독재자 집안임에도 이들이 재집권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시티 에이엠 등 외신들은 횡령 등으로 부를 축적해온 이멜다는 올해 92세임에도 가는 곳마다 지갑을 열어 돈을 건네 인기가 높다고 했다. 대통령 당선인인 그의 아들 봉봉 마르코스는 아버지 시대의 부패와 자신은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자 일부 사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 당시를 회상하는 사진과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미스 필리핀 출신의 이멜다가 당시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상기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