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순례객들이 24일(현지시간) 메카의 대성원에 물밀 듯이 몰려들어 이슬람 하지(Hajj. 6월 26일~7월 1일) 를 앞두고 5km 떨어진 미나를 향한 출발을 준비하는 마지막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이 예배는 세계에서 가장 대규모의 종교행사로 손꼽힌다.
전세계에서 모여든 순례객들은 정사각 입방체 모양의 카바( Kaaba) 신전 주변을 도는 도보 통로인 대리석 길을 따라 이슬람 성원에서도 가장 성스러운 곳으로 알려진 메카의 타와프( tawaf) 행사를 진행했다.
카바는 일명 ‘악마의 돌’인 돌기둥의 구조물로 검은 색과 황금으로 수를 놓은 천으로 덮여 있었고, 순례객들이 낭송하는 열렬한 기도문이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
신전의 1층에 있는 군중은 너무 많은 인파에 밀려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윗 층의 사람들은 더 빨리, 활발하게 걸었으며 일부는 달리기까지 했다.
순례자들은 두 손을 높이 들고 신에게 탄원하거나 셀카 사진과 동영상을 찍거나 타와프를 하는 모습을 친지들에게 휴대전화기로 찍어 보내기도 했다.
Bienvenue aux pèlerins du monde entier
📍🕋 #Hajj 1444/2023 pic.twitter.com/cZlcqrEbSI
— Saudi News FR (@SaudiNewsFR) June 19, 2023
순례자들은 하지를 앞두고 정신적인 청정 상태에 들어가야 한다. 이에 따라 남자들은 빈부차를 드러내지 않고 단합을 보여주는 긴 흰색 겉옷을 입고 여자들은 몸과 머리칼을 완전히 가리는 옷을 입어야 한다.
이처럼 5일간 계속된 기도회로 인근 지역은 전부 정체상태에 들어갔지만 순례객들은 그 와중에도 그늘을 찾아 쉬거나 스낵을 사먹거나 대사원 부근의 에어컨이 설치된 대형 상가로 몰려가 기념 쇼핑을 하며 앞으로 치러야 할 힘든 여정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쉬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순례객의 수를 극적으로 제한했다가 이번에 모두 해제했다. 이번 순례에는 200만 명이 넘는 무슬림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마흐부브 모르세드(42)는 “올해의 순례 군중은 너무 많다” 면서 지난 몇 해 동안 방역규제로 사람이 희소했던 것에 비해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정부와 관련부처(하지 움라 관리부)가 이번에도 무사히 잘 치러낼 것을 믿는다”고 그는 기자에게 말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2015년 메카의 순례객이 200만명이 넘으면서 압사사고가 발생, 717명이 죽고 800여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