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려다가 미국의 압박에 중단한 이집트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이집트는 당초 러시아에 로켓을 보낼 예정이었으나 올해 초 미국의 압박을 받고 취소했으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등은 로켓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도록 요구했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3월 이집트를 방문, 압델 파타 알 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로켓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후에도 미 고위당국자들이 여러 차례 요청했다고 미 당국자들이 밝혔다.
미국은 이집트가 포탄, 대전차 미사일, 대공무기와 소형 무기들을 지원하도록 요구했다. 이집트측은 미 당국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명시적으로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았으나 이집트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계획이 없음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이집트의 지원 거부로 중요 전기를 맞은 우크라이나에 대대적 지원을 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좌절되고 있다.
이집트는 러시아와 오랜 우호관계를 이유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어느 한 쪽의 편을 들기를 거부해왔다. 시시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우며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아프리카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이집트는 또 러시아로부터 대량의 밀을 수입하고 있으며 흑해곡물협정이 중단된 뒤 러시아로부터 밀 수입을 늘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집트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거부하면서 미 의회가 이집트에 대한 3억2000만 달러의 군사 지원을 중단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매년 13억 달러를 이집트에 군사 지원해왔으며 그 중 일부가 인권 개선과 연계돼 있어 집행되지 않아 왔다. 미 정부는 앞으로 수주 내 미 집행 지원의 집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