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작가의 ‘철도원 삼대’가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9일(현지 시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작 6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명단에 황석영 작가의 ‘철도원 삼대’의 영문판 ‘마터 2-10′(Mater 2-10)를 비롯해 겐베르크의 ‘세부사항'(The Details, 스웨덴어), 예니 에르펜벡의 ‘카이로스'(Kairos, 독일어), 이타마 비에이라 주니어 ‘구부러진 쟁기'(Crooked Plow, 포르투갈어), 옌테 포스트후마의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What I’d rather not think about, 네덜란드어), 셀바 알마다의 ‘강이 아닌'(Not a River, 스페인어)이 이름을 올렸다.
엘리노어 바첼 심사위원장은 최종 후보작들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이 내재되어 있지만 인종차별, 억압, 폭력, 생태학적 재앙 등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다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 작가의 ‘철도원 삼대’ 영문판에는 번역가 김소라와 배영재가 번역에 참여했다. 영문판은 ‘마터 2-10(Mater 2-10)’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지난 2019~2020년 국내에서도 ‘마터 2-10’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후 2020년 ‘철도원 삼대’로 출간된 바 있다.
지난 2020년 발간된 ‘철도원 삼대’는 황 작가가 구상부터 집필까지 30년 걸려 쓴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실감 나는 이야기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한반도의 역사를 꿰뚫는다.
설은 일제강점기 당시 운행을 시작해 한국전쟁 때 폭파된 산악형 기관차 마터 2형10호를 소재로 노동자의 인생을 그려냈다. 1989년 황 작가가 방북 당시 만난 3대에 걸쳐 철도원으로 근무했다는 한 노인의 이야기가 영감이 됐다.
황석영은 지난 2019년 소설 ‘해질 무렵’으로 같은 부문 1차 후보에 올랐으나 최종후보에 오르는 데는 실패했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지난 2005년 신설돼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작가와 번역가에게 시상하고 있다. 한국 작품으로는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수상했고 정보라의 ‘저주토끼’, 천명관의 ‘고래’가 최종후보에 올랐다.
최종 수상작은 오는 5월2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을 통해 발표된다.
한편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린다. 영미권에서는 노벨문학상 못지않은 권위를 지니고 있다. 비영어권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내셔널 부문을 2005년부터 격년제로 신설했으며 2016년부터는 매년 시상하고 있다. 2016년에는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았다. 이 상은 작가뿐 아니라 번역가에게도 상금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