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곳곳에서 평평한 경기장을 만든다는 미명 아래 수많은 희생이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불평등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젠더, 인종,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들은 급진적으로 바뀌는 데 만족하느라 정작 중대한 내용은 외면되는 실정이다.
민감한 문제들을 분별력 있게 바라보려는 시도는 배척되고 무조건적 수용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군중은 결국 광기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책 ‘군중의 광기'(열린책들)는 우리 사회가 젠더, 인종,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해 사회적 합의인지 아니면 강요인지 질문한다.
영국 저널리스트 더글러스 머리는 이 책에서 대립이 첨예화되는 젠더, 인종, 정체성 운동의 이면을 분석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질문들에 대해 너무 빨리 해법에 도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더 신속하게 평등한 사회에 이르러야 한다는 압박에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 형국이라고 말한다.
사회 전체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효하다고 인식되던 관습들을 잊어버리거나 완전히 지워 버리기로 마음먹은 듯해 보인다. .
예를 들어 젠더나 인종이 단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대개 사회적 구성물이라고 여기는 오늘날의 규범은 사실상 이제 막 생겨난 개념에 지나지 않는데도 이에 대해 작은 의문을 표하기만 해도 ‘사회 정의’를 방해하고 ‘사회 불의’를 일으킨다는 딱지가 붙어 버린다.
저자는 이러한 혼란과 모순으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해 실제 사례, 통계, 연구 자료를 근거로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