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상소문이 사라졌다고??
대통령에 직언하는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의 청원 글을 청와대가 제대로 노출되지 않도록 처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한국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12일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時務)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으나 검색으로는 조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신문은 추천순으로 게시글을 소개한 페이지에서도 찾을 수 없다.
단 청원글 주소를 직접 입력하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게시물 주소로 접속해보니 “사전동의 100명이상이 돼 관리자가 검토 중인 청원”이라며 “공개까지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문구가 떴으며 “단 청원 요건에 맞지 않는 경우 비공개 되거나 일부 숨김 처리될 수 있다”는 알림 메시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이 청원이 게시판에서 사라진 것이 아니고, 요건에 맞지 않아 규정에 따라 검색 노출이 안됐다는 것이 중앙일보의 결론인 셈.
중앙일보가 소개한 이 상소문 형식의 청원글은 코로나19으로 어지러운 현 상황을 언급하며 “백성들의 삶이 이러할 진데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국회에 모여들어 탁상공론을 거듭하며 말장난을 일삼고 실정의 책임을 폐위된 선황에게 떠밀며 실패한 정책을 그보다 더한 우책으로 덮어 백성들을 우롱하니 그 꼴이 가히 점입가경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진인 조은산이라고 자신을 밝힌 글쓴이는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원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 어느 대신은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해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 본직이 법무부장관인지 국토부장관인지 아직도 감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널뛰기를 하고 칼춤을 추어 미천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사온데 과연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는 자들은 일터에 나앉은 백성들이옵니까 아니오면 궁궐과 의회에 모여 앉은 대신들이옵니까”라고 비꼬았다.
조은산이란 글쓴이는 “폐하 스스로 먼저 일신하시옵소서”라며 “폐하의 적은 백성이 아닌 나라를 해치는 이념의 잔재와 백성을 탐하는 과거의 유령이며 또한 복수에 눈이 멀고 간신에게 혼을 빼앗겨 적군와 아군을 구분 못하는 폐하 그 자신이옵니다”라고 문 대통령을 힐난하고 ,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끝내겠다는 폐하의 취임사를 소인은 우러러 기억하며 폐하께서 말씀하신 촛불의 힘은 무궁하고 무결하여 그 끝을 알 수 없사옵니다”라며 “부디 일신하시어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비로소 끝내주시옵고 백성의 일기 안에 상생하시며 역사의 기록 안에 영생하시옵소서”라고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