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가 두명의 TV 방송국 고위급 임원을 인종차별과 성추행 등의 논란으로 해고했다.
이번 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한 LA타임즈의 7일 보도에 따르면 2009년부터 TV 방송국 그룹의 회장으로 재직해온 피터 던과 10년 이상 보도국의 시니어 부회장으로 재직해온 데이빗 프렌드가 CBS에서 해고됐다.
이는 LA타임즈가 해당 2명의 임원이 조장한 사내 여성 임원 및 흑인 직원에 대한 차별대우에 관한 취재를 시작한 지 2개월만에 나온 조치다.
뉴욕 출신의 던은 LA의 CBS 채널 2번과 KCAL 9번을 포함한 CBS의 TV 방송국 28여곳에서 일하는 등 전국 방송국을 돌며 일해온 베테랑 뉴스 임원이다.
던은 LA, 댈러스, 보스턴, 시카고, 마이애미, 필라델피아, 뉴욕 등의 전현직 직원들에 의해 적대적이고 차별적인 사내 분위기를 조장해왔다는 비난을 받고있다.
전국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이 많이 모여사는 도시 중 하나인 뉴욕의 WCBS에는 풀타임 흑인 기자가 지난해 3월까지 단 한명도 없었다. 유명 흑인 저널리스트인 로랜드 마틴은 인터뷰에서 “이 두 임원을 해고한 것은 좋은 시작이다.
하지만 CBS의 전반에 걸쳐 아직 해야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다. 시스템적이고 문화적인 이슈들이 여전히 존재하며 더 깊고 포괄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던은 필라델피아의 인기 흑인 앵커인 우키 워싱턴에게 “Just a jive guy”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던은 CBS에 재직한 11년 기간 동안에 2011년 5,500만 달러에 뉴욕 롱아일랜드의 TV 방송국 단 한곳을 매입했는데 이 매입건 뒤에는 마이애미 돌핀스의 구단주 스테픈 로스를 비롯한 억만장자들의 로비가 있었다는 혐의도 받고있다.
지난 1월 CBS는 롱아일랜드 방송국 매입에 대해 “전략적인 매입”이었다고 설명했지만 던이 로비 차원에서 받은 것으로 보이는 햄튼 골프 회원권이 드러나면서 문제는 더 불거졌다.
한편 던의 변호인 측은 던이 “cancel culture’의 희생자라며 던은 잘못한 바가 없으며 따라서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연봉을 유지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다른 해고된 임원인 데이빗 프렌드의 변호인 측은 프렌드는 오직 열정과 완벽을 추구하는 마음으로만 일해왔다며 인종적, 성적 차별을 일삼아왔다는 비난은 명백한 거짓이자 오명이라고 주장했다.
약 2,800여명을 고용하고있는 CBS 측은 두 임원의 해고 이후 곧바로 변호인을 고용하고 사태 수습을 시작했으며, 변호를 맡은 로펌은 두 임원의 행태에 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강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