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설강화, 유사 전두환 등장…문제의식 못 느끼면 문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역사왜곡 논란 중심에 선 JTBC 주말극 ‘설강화’를 비판했다.
심 후보는 21일 트위터에 “얼마 전 전두환의 죽음에 부쳐 ‘전두환의 시대가 과연 끝났는지 우리가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드라마 설강화 논란을 지켜보며 기우가 아닌 현실임을 깨달았다”며 “전두환 재평가에 이어 엄혹한 전두환 시대까지 재평가하려는 시도에 비애를 느낀다”고 적었다.
“운동권에 잠입한 간첩, 정의로운 안기부, 시대적 고민 없는 대학생, 마피아 대부처럼 묘사되는 유사 전두환이 등장하는 드라마에 문제 의식을 못 느낀다면 오히려 문제”라며 “전두환 국가전복기의 간첩조작, 고문의 상처는 한 세기를 넘어 이어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엄혹한 시대에 빛을 비추겠다면, 그 주인공은 독재정권의 안기부와 남파간첩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땀, 눈물을 흘렸던 우리 평범한 시민들이 돼야 한다”며 “이미 ‘오월의 청춘’이라는 훌륭한 선례가 있다. 창작의 자유는 역사의 상처 앞에서 겸허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지수)의 로맨스다. ‘SKY 캐슬'(2018~2019) 유현미 작가·조현탁 PD가 뭉쳤다. 지난 3월 원제인 ‘이대기숙사’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가 온라인상에 유출, 민주화운동 폄훼·안기부 직원 캐릭터 미화 의혹을 받았다. 당시 JTBC는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라고 해명했다.
지난 18일 첫 방송 후에도 역사 왜곡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영로가 간첩인 줄 모르고 시위하다 쫓기는 것으로 착각해 수호를 도와주는 장면 등이 유출된 시놉시스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JTBC는 21일 “설강화는 권력자들에게 이용 당하고 희생 당했던 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이라며 “설강화에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