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저작권 시장 투자가 주요 재테크 트렌드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음악 저작권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상품이 등장하는 등 다채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일반인들이 직접 음악 저작권 수익에 대한 권리를 사고파는 플랫폼 환경이 마련됐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다양한 투자처 발굴에 나서면서 음악 저작권을 매개로 한 투자 서비스들도 주목받고 있다. 일명 ‘뮤테크(뮤직+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정식 서비스에 나선 뮤직카우는 발라드, 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1000여곡의 음원에 일반인들도 투자할 수 있도록 거래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유, 트와이스, 엑소 등 케이팝(K-POP)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의 곡부터 이선희, 김현식, 최성수, 심신, 임재범 등 7080을 풍미하던 가수들의 노래까지 다양하다.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모델을 만들었다. 또 저작권료와 연동된 금전적인 권리의 전부·일부를 사들여 이를 분할한 뒤 플랫폼에 옥션으로 공개하고 이후 회원간 자유롭게 매매가 이뤄질 수 있는 마켓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뮤직카우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거래액 3000억원, 누적 회원 수 90만명을 돌파했다. 발매 시점부터 뮤직카우에 음원을 공개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무진의 ‘담아갈게’, H&D의 ‘SOUL’, 네이처의 ‘어린애’ ,루나솔라의 ‘노는게제일좋아’ 등이다. 뮤직카우는 미국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해외에서도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악으로 팬들과 수익 공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보기술(IT) 업계는 물론 산업 전반의 화두로 떠오른 NFT를 음악 저작권과 결합한 사례가 등장했다.
미국의 래퍼 ‘나스’는 최근 자신의 신곡 중 ‘울트라 블랙’과 ‘레어’를 스트리밍 로열티 50%를 포함한 NFT로 발행했다. 자신의 음악을 사랑해주는 팬들과 소통하고 함께 수익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나스의 음원 NFT는 골드·플래티넘·다이아몬드로 디지털 토큰의 형태를 나눴다. 이를 구매한 소유자는 해당 노래가 스트리밍 될 때마다 일정 부분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나스의 이번 음원 NFT 출시는 스트리밍 로열티 권리를 판매한 사례다. 나스의 노래는 한화로 환산 시 이미 142억원에 달하는 가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인이 투자할 수 있는 음악 저작권 펀드도 해외에서는 순항 중이다. 음악 저작권 펀드는 투자자들이 펀드에 구성된 곡들에서 발생하는 저작권료로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이뤄진다.
2018년에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음악 저작권 투자 펀드 ‘힙노시스 송 펀드’는 엘튼 존, 비욘세 등 유명 아티스트의 매니저로 활동했던 머크 머큐리아디스가 만들었다. 지난해 3월 기준 시가총액이 2조190억원에 달했다.
힙노시스는 머라이어 캐리, 비욘세, 저스틴 비버 등의 저작권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6만5000곡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곡들에 대한 가치는 3조676억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한다.
힙노시스 송 펀드에는 1960~1970년대 작곡가들도 저작권의 일부를 넘기고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한 뒤 발생하는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노후 자금을 마련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미국 대형 사모펀드 중 한 곳인 블랙 스톤은 영국 힙노시스와 함께 음악 저작권에 투자하는 1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하는 등 음악 저작권 펀드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힙노시스와 더불어 세계적인 음악 펀드 중 하나인 ‘라운드힐 뮤직 로열티 펀드’도 12만여곡의 음악 저작권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주고 있다. 가수 셀린 디온부터 브루노 마스의 유명 곡들이 라운드힐 뮤직 로열티 펀드의 목록에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