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분야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업계 1위인 넷플릭스 구독자 수를 앞질렀다. 다만 OTT 부문은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어 구독료를 올려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10일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는 이번 분기 1440만명 늘어 총 1억521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디즈니가 운영중인 ESPN플러스(2280만명), 훌루(4620만명)의 가입자를 합하면 총 2억211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넷플릭스가 밝힌 구독자 수 2억2070만명을 웃도는 수치다.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 디즈니가 가입자 수에서 넷플릭스를 앞선 것은 2017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이후 5년 만이다.
가입자 수에서는 앞섰지만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등 OTT 부문은 높은 콘텐츠 비용으로 인해 11억달러 손실을 봤다.
이에 오는 12월부터 구독료를 올릴 계획이다. 디즈니플러스 구독료는 기존 7.99달러에서 3달러 인상해 10.99달러가 된다. 저가 요금제인 광고 버전을 새로 출시하는데 구독료는 7.99달러이다.
다만, 2024년 디즈니플러스 구독자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다. 당초 디즈니는 2024년 구독자 수를 2억3000만~2억6000만 명으로 예상했는데 2억1500만~2억4500만명으로 낮췄다. 아시아 지역을 겨냥한 디즈니플러스 핫스타가 인도 크리켓 중계권이 만료되면서 가입자 유치에 차질을 빚고 있다.
디즈니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215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인 209억6000만달러를 넘었다. 주당순이익(EPS)는 1.09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0.96달러를 상회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을 견인한 것은 디즈니의 공원·체험·상품 부문이다. 2분기 매출이 7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2%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관람객 수를 제한하고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관광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인텔리전스의 폴 베르나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기 실적은 일시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우울한 인식을 잠재웠지만, 디즈니는 여전히 경제적 불확실성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