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20대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의문사한 사건으로 연일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머리 스카프 착용 요구를 거절한 미 언론 기자와의 인터뷰를 취소했다.
22일 CNN에 따르면 CNN의 유명 앵커이자 국제전문기자인 크리스티안 아만푸어는 뉴욕에서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라이시 대통령과 인터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만푸어가 라이시 대통령의 머리 스카프 착용 요구를 거절하자 라이시 대통령은 인터뷰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아만푸어는 이란 측 인사 중 한명이 라이시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존중의 문제”라며 머리 스카프를 착용하지 않으면 인터뷰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란 측 인사가 아만푸어에게 “이란의 상황”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만푸어는 이전에는 이란 밖에서 인터뷰할 때 어떤 역대 대통령도 히잡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자란 아만푸르는 “이란에서 취재할 때는 현지 법과 관습을 준수하기 위해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다”면서도 이란 밖에서 인터뷰할 때는 이전에 어떤 역대 대통령도 히잡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요구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나와 CNN, 모든 곳의 여성 언론인을 대표해 매우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란에선 지난주 20대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체포돼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후 7일째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소 17명이 숨졌다.
아만푸어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머리 스카프에 관한 법이나 전통이 없는 뉴욕에 있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쿠르드족인 마흐사 아미니(22)는 지난 13일 테헤란에서 도덕 경찰에 연행됐다. 그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으나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사흘만에 숨졌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폭력을 사용한 적이 없다며 아미니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으나 유족 측은 그가 평소 심장질환을 앓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