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뉴질랜드, 스페인, 캐나다, 포르투갈 등 4개국에서 계정 공유 유료화를 위한 단속을 20일 시작했다. 유료화 발표 이후 4개국 일부 가입자들은 설문조사,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해당 조치에 반발하는 의견을 내고 있다. 넷플릭스도 구독자가 일시적으로 줄 것이라고 예상한 가운데 업계는 1분기 가입자 수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7일 뉴질랜드, 스페인, 캐나다, 포르투갈 등 4개국 넷플릭스 가입자에게 계정을 공유하는 데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수수료는 가입자와 한 가구에 살지 않는 가족 또는 친구 등과 공유해야 할 때만 부과하며, 계정 소유자는 ‘멤버 추가하기’라는 유료 기능으로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하위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
하위 계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계정 소유자가 매달 수수료를 내야 한다. 캐나다는 개당 7.99캐나다달러, 뉴질랜드는 7.99뉴질랜드달러, 포르투갈은 3.99유로, 스페인은 5.99유로다. 하위 계정은 요금제별로 최대 2개까지 만들 수 있는데, 가능 개수는 스탠다드 요금제 1개, 프리미엄 요금제 2개다.
넷플릭스는 발표 후 4개국 가입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새 조치에 따른 계정 인증을 진행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가입자는 20일까지 가입자가 사는 집 와이파이와 연결된 TV에 넷플릭스를 접속해 ‘기본 위치’를 설정해야 한다. 기본 위치를 설정하지 않거나 집에 TV가 없으면, 넷플릭스가 가입자 IP 주소와 기기 ID, 계정 활동을 기준으로 기본 위치를 자동 설정해 계정 공유를 단속한다.
이날 넷플릭스가 4개국에 계정 공유 단속을 나서면서 이들 국가의 계정 공유 이용자들은 앞으로 돈을 더 내고 콘텐츠를 시청하게 됐다. 이에 일부 이용자들은 넷플릭스를 비판하고 나섰으며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4개국 외신은 계정 공유 관련한 설문조사를 인용하거나 길거리 시민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 이용자들의 불만을 보도했다.
스페인 매체 엘 파이스는 스페인 시청각·디지털 전문조사기관 ‘바르로벤토 코뮤니카시온’ 보고서를 인용해 스페인 넷플릭스 이용자 중 61.3%가 계정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관은 최근 계정 공유 유료화 시 구독을 끊겠다는 이용자가 58.7%라고 밝힌 바 있다. 돈을 추가로 내서라도 공유 계정을 쓰겠다는 이용자는 14.8%, 광고형 요금제로 전환하겠다는 이용자는 11.8%에 그쳤다.
캐나다 매체 CBC는 길거리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시민들과 인터뷰했는데 시민 대부분이 계정 공유 유료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이라던 넷플릭스 트위터 글을 언급하며 넷플릭스가 최근 이와 반대되는 행동을 보여 아쉽다고 지적했다. CBC는 “이제 구독을 취소할 시간이 됐다”는 등 구독 취소를 인증하는 트위터 글도 인용해 보도했다.
넷플릭스도 단기적으로 구독자 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광고형 요금제 전환 등으로 구독자가 늘어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칠레,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일부 국가에서 계정 공유 유료화 시범사업한 사례를 언급하며 구독자가 오히려 늘었다고 전한 바 있다. 넷플릭스가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는 가운데 업계는 다음 계정 공유 유료화 시행국이 어디인지와 함께 1분기 넷플릭스 구독자가 얼마나 변화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