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MBC의 흑역사’는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가 MBC의 정치적 편향성을 작심하고 비판하면서 저널리즘의 원칙과 공영방송의 공정성에 대해 질문한다.
강 교수는 “이제 MBC는 스스로 정당과 같은 당파적 집단이 되어버렸다.그러면서 언론으로서는 해선 안 될 당파적 작태를 저질러놓고도 고개를 빳빳이 쳐들면서 큰소리를 칠 정도로 오만해졌다”며 지적한다.
“MBC에서 ‘갑’이 아닌 ‘을’의 위치에 있던 사람들끼리 서로 번갈아가며 괴롭히는 어리석은 일이 어느 정도로 벌어졌는지 알아보자. 괴물은 정권 권력만이 아니라 ‘을’의 위치에 있던 평범한 방송인들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해보자. 그런 집단적 성찰이 있을 때에 비로소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의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다. “보수 정권과 맞짱 뜨는 공영방송”이 되는 게 정의로운 적폐 청산일까? 그럴 리 없다. 이건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었건만, 방송 민주화를 보수와 진보의 문제로 오해하거나 착각한 이가 많았다. 자신의 이익을 키우고 향유하는 일에 진보의 포장을 씌우면 좀더 떳떳해 보일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면, MBC가 “보수 정권과 맞짱 뜨는 공영방송”이 되기 위해 벌인 일들을 무슨 수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본문 189~190쪽 중에서)
그는 이 책에서 “지금 우리는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된 MBC의 비극’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규칙 없는 패싸움은 모두의 공멸을 부른다. 언론, 특히 공영방송은 만인이 합의한 원칙을 지키는 데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