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1995년부터 해마다 선보여 온 크리스마스 연말 광고가 소비자들의 혹평을 받고 있다. 올해 처음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돼 어색한 부분이 여럿 발견된 데다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21일 미 포브스, 뉴욕포스트(NYP) 등 외신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최근 유튜브 등 각종 매체에 1995년 ‘휴일이 온다(Holidays Are Coming)’ 광고를 재해석한 연말 광고를 공개했다.
15~30초짜리 광고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한 한 마을에 눈 덮인 거리를 달리는 코카콜라 트럭과 뜨개 모자를 쓰고 코카콜라 병을 든 사람들이 등장한다. 북극곰, 사슴 등 동물들이 눈밭을 뛰어다니고 크리스마스 조명을 밝힌 트리도 담겼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실제가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광고는 시크릿 레벨(Secret Level), 실버사이드AI(Silverside AI), 와일드 카드(Wild Card) 등 3개 AI 스튜디오가 여러 개의 생성형 AI 모델을 활용해 제작했다.
포브스는 이를 두고 “이런 실수는 시청자는 주의 깊게 살피지 않는다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바로 오류를 지적하고 광고를 조롱했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도 코카콜라가 아티스트의 작품 대신 인공지능 기술을 택한 것에 대해 ‘AI 기술이 일자리를 앗아간 형편없는 시도’라며 비판했다. 디즈니 ‘그래비티 폴스’ 제작자인 알렉스 허쉬는 엑스(X·구 트위터)에 “코카콜라가 빨간색인 이유는 실직한 아티스트들의 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 또한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광고가 게재된 유튜브 댓글란에는 “영혼이 아예 없다” “수십억 달러 벌면서 영상 제작할 사람 한 명 고용하는 게 어려운가” “바퀴가 스케이트날도 아니고 왜 미끄러지냐고” “이 광고 때문에 코카콜라에서 펩시로 갈아 탈 것” “인생 최악의 크리스마스 광고” 등의 댓글이 달렸다.
엑스(X·구 트위터)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엉망진창인 광고” “예술도 즐거움도 모두 죽었다” “우리는 최악의 시대에 살고 있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이에 코카콜라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AI 광고는 이번 시즌에 선보일 여러 광고 중 하나일 뿐”이라며 “실제 배우와 촬영 장소를 사용한 보다 전통적인 광고 ‘Holiday Road’도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