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주지사 “난민 몰던 국경순찰대, 내가 고용하겠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말 고삐를 채찍처럼 휘두르며 아이티 난민들을 내쫓은 미국 기마 국경순찰대 요원들을 옹호하며, 그들이 만약 해고당하면 일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애벗 주지사는 지난 25일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진행자 크리스 왈라스에게 “텍사스에는 국경순찰대 요원들을 위한 일자리가 있다”며 “텍사스의 국경을 지키기 위해 그들을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멕시코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미국 텍사스주 델리오 다리 인근에서 미국 국경순찰대 일부 요원이 말에 올라탄 채 가죽 고삐를 채찍처럼 휘두르며 아이티 난민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공개됐다. 다만 사진 공개 이후 사진사는 “일부 사진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법하게 찍혔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와 관련, 미 국토안보부(DHS)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에 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지난 24일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이들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벗 주지사는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 구성원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민 정책’ 탓에 아이티 난민들이 멕시코에서 텍사스주 델리오까지 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미국 헌법이 연방정부에 그 책임을 부여하고 있지만, 텍사스주의 국경 통제권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와는 별개로 독자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델리오뿐만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가 무시하고 있는 텍사스 주의 다른 모든 지역사회를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애벗 주지사에 앞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도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한 바 있다.
이때 마요르카스 장관은 이민자 상황 대처와 관련, 델리오에서의 전반적인 상황처리가 합법적이고 적절하다며 옹호했다. 그는 “우리는 그저 법에 따를 뿐”이라고 쇼의 진행자 왈라스에게 말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또 멕시코와 접한 국경에서 이러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며 지난 2010년, 2014년, 그리고 2019년에도 갑작스럽게 이민자가 증가하는 시기가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 자체가 이민 개혁이 시급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두 우리의 이민 시스템이 무너졌고, 입법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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