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 출신 인기 유튜버가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고의로 비행기를 추락시켰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이 유튜버의 조종사 면허가 취소됐다고 25일 CNN이 보도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지난 11일 스노보드 선수 출신 유튜버 트레비 제이컵(28)이 비행기 고의 추락 사고를 낸 것으로 결론짓고, 그의 조종사 면허를 취소했다. FAA는 제이컵에게 보낸 서한에서 “오로지 추락 장면을 기록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판단과 책임의 부족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번 일은 지난해 12월 제이컵이 캘리포니아 로스 파드레스 국유림 상공에서 비행하던 중 경비행기가 추락한 장면을 찍은 약 13분 분량의 영상에서 “내 비행기를 추락시켰다(I Crashed My Plan)”를 소셜미디어(SNS)에 업로드하면서 시작됐다.
영상에 따르면 하늘을 날던 경비행기 프로펠러가 갑자기 회전을 멈췄고, 이에 제이컵은 욕설을 퍼부으며 문을 열고 낙하산을 맨 채 뛰어내렸다. 그는 기체에서 뛰어내린 후 땅에 착륙할 때까지 셀카봉으로 직접 비행기와 자기 모습을 촬영했다.
제이컵은 가시덤불에서 약 6시간가량 숲속을 헤매다 농부를 만나 구조됐다며 “살아있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FAA는 ‘제이컵이 엔진 재시동을 하지 않은 점’,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기 전 항공교통관제사와 교신하거나 안전하게 착륙할 지역을 찾지 않은 점’ 등을 고의 추락 사고라는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제이컵이 프로펠러와 비행기 내·외부를 녹화하기 위해 여러 대의 카메라를 부착한 점’, ‘비행기의 잔해를 찾은 후 카메라를 회수한 점’, ‘엔진이 고장 났다고 말하기 전 이미 왼쪽 항공기 문을 열었던 점’, ‘낙하산을 메고 항공기를 운행한 점’도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제이컵은 지난 23일 유튜브를 통해 “영상 하나를 게시한 일로 이렇게 깃털을 곤두세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종사 면허증을 반납하기 위해 우체국으로 가는 길을 촬영하면서 “항공계가 내게 꽤 가혹하게 군다”며 “그냥 미움받는 일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포기할까 한다”고 덧붙였다.
FAA에 따르면 제이컵은 앞으로 1년 동안 조종사 면허를 신청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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