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부도시 피닉스, 라스베이거스, 덴버와 캘리포니아의 데스 밸리 지역을 강타한 위험수준의 폭염이 중부와 동부로 이동하면서 미국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고 AP통신과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국립기상청은 현재 멕시코만과 5대호 지역을 통과한 폭염대가 동부지역인 남· 북 캐롤라이나주에까지 뻗치면서, 이상고온과 높은 습도로 인해 총1억여만명의 국민들에게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에 머물러 있으라는 경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애리조나주 피닉스 시의 기온이 46도로 1918년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이번 더위가 극심하다고 밝혔다.
국립기상청의 메릴랜드주 칼리지 파크에 있는 기상예보센터에서는 13일 (현지시간)부터 최소 15일까지 폭염주의보, 폭염경보 등 폭염관련 특보가 내려진 지역의 주민들 총 1억 750만여명이 이번 폭염으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3일 멕시코만 일대와 중서부를 강타한 폭염은 중부의 세인트루이스, 멤피스, 미니애폴리스, 털사 등 대도시에 폭염경보를 내리게했으며 38도에서 47도에 이르는 고온에다 습도까지 높아서 실제 체감온도는 40도가 넘고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시카고 등 대도시에서는 폭염 대피시설인 쿨링 센터들을 마련했다. 시카고 시는 13일부터 주민들에게 폭염이 극심할 때에 대피할 장소를 알려주고 있으며, 14일과 15일에 6곳의 지역주민센터를 대피소로 제공한다.
시카고 시청은 시내 75개 공공도서관도 폭염 대피소로 개방할 계획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시카고시가 이처럼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은 지난 1995년 폭염 때 주로 노인들을 포함한 700명 이상의 시민들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달의 짧은 폭염 기간 중에도 노인보호시설에서 3명의 여성 노인이 더위로 숨져, 시 당국이 무자비한 폭염에 대한 경각심을 더 갖게 만들었다.
샬럿 시가 포함된 노스 캐롤라이나주 메클렌버그 카운티에서도 지역 행정부가 쿨링 센터들을 개설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무료로 냉방 이동차량을 운행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는 역사상 가장 더운 주지사 경선 날이 될 14일을 앞두고 선거관리직원들이 40도에 육박하는 더위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투표를 위해 옥외에서 줄을 설 유권자들을 위한 보호책이 절실하지만, 다행히 대통령선거 처럼 대기줄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 선거 당국은 사상 최초로 사전선거 제도를 실시, 이미 11만명 이상이 투표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전체 학급에 에어컨 시설이 되어 있지 않으 14개 학교가 14일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이 곳 기온은 최고 30도 중반을 이미 넘어섰다.
원래 이 곳 학교들은 6월10일 학기가 끝나야 하지만 4월에 3주동안 교사 파업이 있어서 보충 수업을 위해 6월 24일로 방학이 연기되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해에도 폭염으로 1학기 말 수업이 3일 동안 원격 수업으로 실시된 적이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NWS는 12일 2500만명의 주민들에게 폭염경보를, 7200만명에게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 주 남서부 폭염으로 라스베가스에서는 지난 10일과 11일 낮 최고 기온이 42도로 역대 최고인 1956년과 같은 온도를 기록했다 . 피닉스 시에서도 11일 낮기온이 45도까지 올라가 이전 최고 기온(1918년)과 같았다.
미국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허리케인, 호우, 토네이도 같은 다른 기상재해 사망자를 합친 것 보다 많다고 기상학자들은 말한다.
국립기상청은 기후변화와 가뭄의 심화로 인해 앞으로 이같은 폭염이 더 강력하게,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