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보건을 총괄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등 전염병 사태 대응이 미흡했다고 시인하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조직 개편을 포함한 ‘리셋'(reset·재설정)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는 백악관이나 외부 압력에 따른 것이 아니라 CDC 내부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월렌스키 국장은 설명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CDC와 공중보건은 코로나19에 대비해왔지만, 중요한 순간 우리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내부와 전국에 취약한 공중보건 인프라를 갖고 있다”고 통감했다.
그러면서 “책임감, 협업, 커뮤니케이션, 적시성을 강조하는 새롭고 행동 지향적인 문화를 CDC에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쇄신안에는 인사 이동과 신속한 정보 공개, 자문 위원회 신설 등이 포함됐다.
이같은 움직임은 CDC가 코로나19, 원숭이두창 등 전염병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 속에 나온 것이다.
월렌스키 국장은 “정말로 힘겨운 3년이 지나면서 여기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게 내 책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애틀랜타에 있는 CDC는 연간 예산 120억 달러(약 15조7000억원) 규모의 조직이며, 1만1000여명이 소속돼 일하고 있다.
그간 CDC는 자료 취합과 분석에 집중하느라 새로운 보건 문제에는 초기 대응이 늦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팬데믹 기간 질병 확산을 늦추기 위해 필요한 유럽발 바이러스 유입, 마스크 착용 필요성, 공기 중 전파 가능성 등을 파악하는 데 빠르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