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네티컷주(州) 법원은 극우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가 샌디 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는 거짓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8명의 희생자 유가족에게 9억 6500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는 평결을 내렸다고 12일(현지시간) CNN, ABC 뉴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존스는 지난 2012년, 26명이 사망한 코네티컷주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이 거짓이며 연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가족들과 응급 구조대원들은 미국 정부에서 총기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고용된 연기자들이라고도 덧붙였다.
이후 여러 소송에 직면하면서 그는 참사가 일어난 당시엔 연출일 것이라 믿었지만, 이제 진실이라는 것을 믿는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이미 충분히 사과했다며 이번 재판에서 희생자 가족들에게 사과하는 것을 거부했다.
평결이 내려졌을 때 존스는 현장에 있지 않았다. 하지만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면서 평결을 조롱하면서 기금을 마련하고 있었다. 존스는 방송에서 엄청난 액수를 지불할 돈이 없다며 항소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천문학적인 액수로 인해 존스가 운영하는 극우 보수주의 음모론 사이트인 인포워스는 축소되거나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
재판 과정에서 8명의 샌디 훅 학생 및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 있었던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1명의 가족들로 구성된 원고들은 존스의 거짓말로 인해 많은 괴롭힘과 위협을 당했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고통이 더 심해졌다고 호소했다.
이번 배심원들의 결정은 2018년부터 존스와 인포워스의 모기업인 프리 스피치 시스템즈를 상대로 유가족들이 법적 조치를 취하면서 시작된 전쟁에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원고 측 변호사인 크리스토퍼 마테이는 “이번 판결은 선의를 가지고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사람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거짓을 폭로하고,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고 밝혔다.
코네티컷 주지사인 네드 라몬트는 판결에 대해 “샌디 훅 총기 난사 사건의 유가족들을 비롯한 그 어떤 누구도 알렉스 존스가 야기한 괴롭힘을 겪어서는 안 된다”며 “코네티컷의 배심원들은 이 판결을 통해 그가 한 짓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텍사스주 법원도 존스가 다른 샌디 훅 사고 희생자 유가족에게 4520만 달러(약 587억원)를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이번 달 말, 텍사스 법에 따라 선고된 징벌적 손해배상을 줄일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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