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매체 내에서 인종차별과 성소수자 혐오 발언이 급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머스크는 지난 11월, 트위터 내 혐오 표현 비율이 급락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후 유해 콘텐츠를 필터링하는 직원들을 대량으로 해고했기에, 해당 주장의 진위를 두고 논란이 가중됐다.
디지털 혐오 대응센터(CCDH)와 반(反) 명예훼손연맹(ADL)은 머스크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CCDH 측은 머스크 인수 후 흑인 비하 표현(N-word)이 2022년 평균의 300%, 게이·트랜스젠더에 대한 비하 표현이 각각 58%와 62% 증가했다고 밝혔다.
ADL 역시 트위터에서 반유대주의 콘텐츠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ADL 측 관계자는 트위터의 인력 감축을 감안할 때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수 있으며, 트위터가 전 세계의 모든 인종차별주의자, 여성혐오자, 동성애 혐오자들에게 공격 신호를 보냈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해당 보고서에 대해 자료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짧은 트윗을 남겼다. 머스크는 혐오 발언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이후 혐오 발언에 대한 데이터를 매주 가감 없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유해 콘텐츠 필터링 정책’을 철폐할 것이라 시사해왔다. 인수 이전 트위터 규정을 위반해 제재를 당한 계정들에 ‘사면령’을 내릴 것이라 공언한 머스크는 2일, 제재에서 풀려난 카녜이 웨스트의 계정을 다시 한번 정지시켜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웨스트는 당시 “나는 히틀러가 좋다”라는 발언과 더불어 유대교 상징인 ‘다윗의 별’과 나치 상징 ‘하켄크로이츠’를 합성한 모양새를 가진 UFO 사이비 종교 ‘라엘리안 무브먼트’ 상징을 트위터에 업로드했다. 머스크는 이후 트위터를 통해 “카녜이 제재는 단순히 업로드한 사진 때문이 아니라 그의 행동이 미국법에 위반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ADL은 “머스크 인수 후 트위터에는 모든 종류의 극단주의자들이 트위터로 돌아오고 있으며, 머스크의 정책이 계속된다면 극단주의 콘텐츠와 허위성 정보가 순식간에 번져나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