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강간 의혹을 제기한 여성 작가에게 고소 협박을 했다는 증언이 최근 드러났다.
16일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최근 뉴욕 연방법원이 공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증언 기록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기록된 이 증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플로리다주 마라라고(Mar-a-Lago) 저택에서 여성 작가 진 캐롤에 대해 “정신적으로 아프다”며 “내 생각엔 그녀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미친 사람”(wack job)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롤의 강간 주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인해 왔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이 일이 끝난 후에 그녀를 고소할 것”이라면서, 캐롤의 변호사에게도 “당신도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롤이 2019년 CNN과 했던 인터뷰를 언급하며 “그녀는 (강간을) 즐겼다고 말했다”면서 “강간 당하는 것이 매우 섹시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측은 해당 증언들에 대해 법원에 비공개 요청을 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캐롤은 1990년대에 뉴욕시의 한 백화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강간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캐롤은 2019년 낸 책을 통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우연히 마주쳤고, 친구에게 선물할 속옷을 고르는 것을 도와달라고 해 함께 쇼핑을 다니다 피팅룸에서 강간을 당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SNS를 통해 캐롤에 대해 “내 타입이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공소시효가 지나도 성폭행 민사소송을 걸 수 있는 법이 뉴욕주에서 시행되면서 캐롤은 지난해 11월 트럼프를 상대로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은 오는 4월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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